9월 SBS '트롯신2'→10월 MBC '트로트의민족'→11월 KBS '트롯 전국체전'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지난해 TV조선 '미스트롯'이 몰고 온 열풍은 올해 '미스터트롯'을 지나 태풍이 됐다. 지상파 3사도 트로트에 몸을 실었다.
SBS가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다. 베테랑 트로트 가수들의 공연 중심이었던 '트롯신이 떴다'를 오디션 형태로 바꿔 지난 9일부터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를 방송 중이다. 10월부터는 맞대결 상대가 나타난다. MBC는 '트로트의 민족', KBS는 '트롯 전국체전'을 준비했다.
'트로트의 민족'과 '트롯 전국체전'은 포맷이 거의 같다. '숨겨진 트로트 고수를 발굴해내는 국내 최초 K-트로트 지역 대항전'과 '전국 팔도의 대표 가수에서 글로벌 K-트로트의 주역이 될 새 얼굴 찾기'라는 프로그램 소개를 바꿔 놔도 무방할 정도다.
아직까지 많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두 프로그램은 크게는 같은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칠하는 색깔은 좀 다르다. 참가자들을 선발하는 출연자 수가 8팀으로 같지만 출연진 특성이 확연히 다르고 MC도 한 명씩 두지만 이 두 사람의 진행 스타일 차이가 크다.
'트로트의 민족'은 보컬리스트 이은미, 뮤지컬 음악 감독 박칼린, 프로듀서이자 가수 김현철, 트로트 가수 진성, '유산슬'을 탄생시킨 이건우, 트로트 계의 베토벤 박현우, 편곡의 대가 정경천, '찐이야' 등을 작곡한 알고보니 혼수상태(김경범, 김지환) 8팀으로 심사위원을 꾸렸다.
제작진은 "기성 세대들의 노래로만 여겨졌던 트로트였지만 정통 트로트뿐만 아니라 댄스 트로트, 록 트로트 등 다양화되는 추세에 맞춰 심사위원 군단을 꾸렸다. 다양한 색깔의 참가자가 출연하는 만큼 다양한 시선으로 트로트를 해석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로트의 민족' 심사위원단 키워드가 다양성이라면 '트롯 전국체전'은 정통성이다.
'트롯 전국체전'은 고두심, 남진, 김수희, 주현미, 김연자, 설운도, 조항조, 김범룡이 전국 8도 감독으로 출연을 확정했다. 고두심은 제주도를, 남진은 전라도, 김수희는 경기도, 주현미는 서울 그리고 김연자는 글로벌, 설운도는 경상도, 조항조는 충청도, 김범룡은 강원도를 대표한다.
활동 기간 도합 수백 년에 달하는 이들의 조합은 티저 영상부터 남다르다. "제주도에 꽤 노래 잘 한다 소문나신 분들양 꾸물대지 말고 재기재기 옵서양"이라는 고두심부터 "전라도에서도 넥스트 남진이 나올 때가 됐다. 싸게 싸게 신청 좀 허소"라는 남진까지 예사롭지 않다.
두 프로그램 모두 '지역 대항전'을 키워드로 하지만 출연진을 통해 진행 방식 차이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참가자가 무대에 오르면 심사위원이 평가하는 '트로트의 민족'이 전형적인 서바이벌 오디션의 형태라면 '전국 트롯체전'은 프로듀서와 참가자가 크루를 이뤄 경쟁했던 엠넷 '쇼미더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대신 '트로트의 민족'은 별도 출연자들이 단장의 형태로 참가자들을 조력한다.
'트로트의 민족'과 '트롯 전국체전'의 진행은 각각 전현무와 윤도현이 맡았다. 눈길을 끄는 건 두 사람 모두 SBS 'K팝스타' MC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 윤도현은 시즌1, 2를 책임졌고 이후 전현무가 배턴을 이어받아 마지막 시즌까지 진행을 맡았다.
전현무는 음악인은 아니지만 'K팝스타'를 포함해 '히든싱어', '팬텀싱어', '노래의 탄생', '판타스틱 듀오' 등 노래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한 음악 예능 전문 MC다. 안정적이면서 재치 있는 진행은 물론이고 긴박한 상황에서의 '밀당'과 완급조절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
'트로트의 민족' 제작진 역시 "재치 있고 탁월한 진행 실력을 갖춘 전현무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랜 경력의 가수인 윤도현은 좀 더 차분하고 묵직한 느낌이다. '윤도현의 러브레터', '윤도현의 MUST(머스트)', '더 마스터 - 음악의 공존' 등 음악 프로그램 진행 경험까지 갖췄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 장르는 다르지만 트로트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윤도현은 "어릴 적 아버지와 '가요무대'를 매주 시청했다. 아버지의 트로트 사랑에 20살 때 트로트 창작 가요제 '난영가요제' 참가 준비를 했을 정도"라며 "트로트 대축제의 현장을 진하게 관람할 수 있고 진행자로 시청자들에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낼 국민들에게 로커의 트로트 진행이 신선한 즐거움이 되길 바란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자신했다.
'트로트의 민족'은 10월 23일 첫 방송한다. 그에 앞서 추석 명절 연휴 기간인 3일 '추석 특별판'을 통해 먼저 시청자들을 만났다. 제작진은 "전 국민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한 초특급 무대가 준비돼 있다. 10월부터 3개월간 전국을 '트로트 열풍'으로 물들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트롯 전국체전' 11월 편성 논의 중이다. 제작진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초호화 감독 라인업을 비롯해 레전드들이 전하는 노하우와 각 지역별 눈에 띄는 개성만점 참가자들의 무대, 원석이 진주가 되는 과정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전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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