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황'다운 최상의 무대-가슴 따뜻한 배려-정치권엔 따끔한 일침
[더팩트|강일홍 기자]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밤 방영된 나훈아 스페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여운은 깊었다. 가황(歌皇) 나훈아에 대한 시청자들의 찬사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뭘까.
연휴 기간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방송을 본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왜 나훈아를 가황이라고 부르는지 알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 이틀이 지난 2일 오후까지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나훈아 전설'의 실체를 인증하느라 분주했다.
나훈아는 이날 '가요계의 전설' 혹은 '가황'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폭발적 가창력을 자랑했다. 나훈아는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테스형' 등 신곡을 포함해 자신의 히트곡과 애창곡까지 무려 30곡이 넘는 노래를 불렀다.
공식 시청률은 자그마치 29%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골고루 높은 분포를 보여줬지만 고향 부산에서는 38%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올레tv 등에서는 실시간 순간 시청률 70%대를 찍기도 했다.
나훈아 스페셜이 사흘째 회자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요계 자존심다운 면모다. 평소 공연 무대에서 보여주는 웅장함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TV 영상으로 다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는 '언택트 공연'의 난관을 극복하고 '최고'라는 위상에 걸맞는 열정을 쏟아부었다.
◆ 독서와 사색+왕성한 도전정신, 기타와 피아노 연주+작사 작곡 싱어송 라이터
이날 보여준 그의 모습은 노래를 넘어 대한민국 자존심이었고, 놀라움 그 자체였다. 첫번째는 가황다운 무대 매너와 가창력에 빠져 들었고, 두번째는 열창 도중 막간에 국민들을 향해 보낸 사이다같은 메시지다.
"역사책 봐도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위해 목숨거는 거 못봤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나라를 구한 것은 언제나 왕이나 대통령이 아니라 류관순, 안중근, 윤봉길 같은 백성들이었습니다. (중략) KBS 는 국민을 위한 방송이지요? 두고 보세요. 앞으로 거듭 날겁니다."
나훈아는 가요계가 인정하는 입지전적인 전설의 가수다. 가난하게 태어났지만 그는 부단한 독서와 사색, 왕성한 도전정신으로 작사 작곡은 물론, 기타와 피아노 연주, 팝과 판소리까지 아우르는 싱어송 라이터로 우뚝 서 있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 2시간30분동안 30여곡을 소화하는 열정과 스태미너는 그가 왜 '독보적 가황'인지를 다시한번 확인시켰다. 그가 이번 스페셜 무대를 통해 세대가 다른 젊은 시청자들까지 감동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 '나훈아 열기 계속', 콘서트 스페셜 '미공개 영상과 공연 비하인드' 3일 긴급 편성
시청자들이 찬사를 보내는 나훈아의 매력은 이 뿐이 아니다. 억대의 개런티를 마다하고 그는 무료출연을 결정했다. 대신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을 위해 최고의 무대를 희망했다. KBS는 방송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세트 구성으로 이런 그의 열정에 화답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콘서트를)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있으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나훈아는 시청자들(국민)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스페셜 편성 후 대기업 등에서 다수의 광고가 붙었으나, 공연 흐름을 끊고 싶지 않다는 나훈아의 의지가 반영됐다. 방송사로서는 최고의 시청률을 낸 회심의 빅 이벤트 프로그램이었음에도 중간광고를 빼야했다.
종편채널 등장 이후 시청률이 좀 나온다 싶으면 세 조각 네 조각으로 자르거나 끊고, 중간광고를 밀어넣어 흐름을 방해하는게 다반사다. '나훈아 스페셜'을 본 시청자들은 왠지 추석선물을 받은듯 기분이 흡족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KBS는 3일 오후 10시 30분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비하인드 다큐멘터리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스페셜-15년 만의 외출'을 2TV를 통해 방영한다. 본 방송에서 시간 관계상 편집된 미공개 영상과 공연 비하인드 등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