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아이랜드'는 미약했으나 '엔하이픈'은 창대

엠넷 아이랜드 최종회를 통해 엔하이픈 7명의 멤버가 확정됐다. 이들은 연내 데뷔할 예정이다. /빌리프랩 제공

최종 7인 선발, 엔하이픈 연내 데뷔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아이랜드(I-LAND)'의 시청률은 미약했다. 그러나 이를 통해 탄생한 엔하이픈(ENHYPEN)은 시작부터 창대하다.

CJ ENM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지난해 3월 설립한 합작 법인 빌리프랩의 보이그룹 프로젝트인 '아이랜드'가 지난 18일 막을 내렸다. 23명으로 시작해 양정원, 제이, 제이크, 니키, 이희승, 박성훈, 김선우가 살아남았고 7인조 그룹 엔하이픈이 탄생했다.

엔하이픈은 기획 단계부터 전례가 없을 정도의 많은 이목이 쏠렸다.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빅히트와 엔터테인먼트 공룡 CJ ENM은 막대한 물량을 쏟아 부었다. 헌데 '아이랜드'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혹평도 쏟아지고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을 가능성이 크다.

엔하이픈은 지난 19일 공식 SNS를 통해 9월 프로모션 활동 계획을 알렸고 네이버 V LIVE를 통해 '깜짝! 로비로 모이세요'라는 이름으로 첫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말 그대로 '깜짝'이었지만 방송 종료 시점에 접속자 수 109만 명에 하트 수 1억 5980만 건이었다.

기존에 운영하던 '아이랜드' 커뮤니티를 리뉴얼해 개설한 'ENHYPEN 위버스(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는 21일 누적 가입자 수 286만 명을 돌파했다. 빅히트에서 방탄소년단 후속 그룹으로 지난해 3월 야심차게 내놓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약 278만 명)보다 많다.

아이랜드는 줄곧 시청률 1%를 밑돌며 실패한 듯 보였지만 이를 통해 탄생한 엔하이픈은 국내외에서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며 화려한 첫발을 뗐다. /빌리프랩 제공

방송 내내 줄곧 1%를 밑돌았던 '아이랜드'의 시청률만 보면 다소 의아할 수 있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3~5%를 오갔던 것에 비하면, 이 시리즈가 투표 조작으로 얼룩졌다고 해도 '망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수치였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취지와 목표를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이랜드'는 기존의 서바이벌 오디션과 달리 관찰형 리얼리티의 형식을 차용했고 연습실, 주거 공간, 가변형 공연 무대 등 모든 것이 갖춰진 복합 전용 공간에서 성장과 경쟁에 심리 변화까지 담았다.

이를 통해 기존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형식으로 서사와 스토리텔링을 펼쳐 나갔다. CJ ENM과 빅히트의 자체 오디션이라 긴장감이 덜하고 진입장벽도 높아 새로운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웠지만 충성도 높은 팬덤 형성에 포커스를 맞췄고 이는 효과를 거뒀다.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등 스토리가 있는 앨범을 통한 세계관 구축이다. K팝 아이돌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도 그러한 유기적인 서사와 성장이다.

서바이벌 오디션이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아이랜드'는 대중성 대신 서사에 '올인'했고 그렇게 탄생한 그룹이 엔하이픈이다.

엔하이픈은 7명의 소년들이 연결되어 서로를 발견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다. 음악을 통해 사람과 사람, 세계와 세계를 잇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빌리프랩 제공

엔하이픈은 붙임 기호 '하이픈'이 뜻하는 것처럼 서로 다른 7명의 소년들이 '연결'되어 서로를 '발견'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다. 음악을 통해 사람과 사람, 세계와 세계를 '잇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연결'이라는 키워드는 '아이랜드'가 방송 내내 멤버들 간의 경쟁 이상으로 보여주려 했던 부분들이다. 그 과정을 통해 7명의 멤버들은 저마다의 서사가 생겼고 이들이 서로 연결된 팀 엔하이픈의 프롤로그가 쓰였다. 그리고 이제 첫 장을 써 나갈 참이다.

엔하이픈은 지난 19일 챌린지 이벤트를 시작했고 위버스샵에서는 공식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달 중 공식 프로필 사진과 촬영 비하인드, 멤버들의 연습 일지를 담은 쇼트 클립 '-note', 팀과 유닛 V LIVE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한다. 그리고 연내 데뷔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엔하이픈은 가능한 모든 지원 속에 탄생한 그룹이다. 투자가 결과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라면 잘 안 되는 게 이상할 정도"라며 "여러 지표들을 보면 해외에서의 반응은 괜찮아 보인다. 이게 얼마만큼의 성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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