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뮬란'→'원더 우먼'…코로나에 맞설 여성 서사

뮬란과 디바 그리고 원더 우먼 1984(왼쪽부터)가 연달아 스크린에 걸린다. 모두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이고 감독 역시 여성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추억의 애니메이션 실사화부터 여성 히어로물까지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위대한 여전사, 광기에 휩싸인 두 다이빙 선수, 80년대를 마주한 여성 히어로가 차례로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다. 코로나19로 다시 침체기에 빠진 영화계를 구원할 여성 캐릭터의 대결이다.

'뮬란'은 오는 17일, '디바'는 23일 나란히 스크린에 걸려 관객들을 만난다. 여기에 10월 초 '원더 우먼 1984'이 합류할 전망이다. 모두 제목부터 여성 타이틀 롤이라는 것을 확연히 보여준다. 각각 니키 카로, 조슬예, 패티 젠킨스 등 여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코로나19라는 장막을 걷어낼 국내외에서 불어온 '여풍'이다.

뮬란은 뮬란이라는 소녀가 전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는다. 유역비가 주연을 맡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뮬란', 추억의 애니메이션…블록버스터로 재탄생

세 작품 가운데 가장 먼저 베일을 벗는 '뮬란'은 1998년 개봉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22년 만에 실사화한 작품이다.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유역비 분)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역경과 고난에 맞서 싸우며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개봉에 앞서 코로나19에 수차례 몸살을 앓았다. 3월 북미 개봉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네 차례나 수정했고 제작사 디즈니는 자사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극장 개봉을 결정했다. 그래서 한국 관객은 '뮬란'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뮬란'은 원작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는다. 주인공 뮬란과 대립하는 시아니앙이라는 캐릭터를 추가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마녀로 설정돼 강력하고 위협적인 존재감을 내뿜는다. 또한 뮬란의 성장기를 더욱 빛낼 화려한 액션,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 아버지와의 서사 등도 기대 포인트다. 뮬란을 맡은 유역비를 비롯해 견자단 이연걸 공리 등 한국 관객에게 친숙한 중화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디바는 신민아(왼쪽) 이유영 주연의 심리 스릴러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디바', 신민아X이유영의 심리 스릴러

'뮬란'이 여전사의 성장기를 담은 액션이라면 '디바'는 두 여주인공의 팽팽한 심리 스릴러다. 다이빙계의 퀸 이영(신민아 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광기가 깨어나며 펼쳐지는 사건들을 담는다. 신민아 이유영이 나란히 주연을 맡았다. 욕망으로 점철된 두 사람의 밀도 있는 연기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디바'는 2014년 개봉한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후 6년여 만의 신민아 스크린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신민아는 최정상의 다이빙 선수 이영 역에 분한다. 교통사고 후 친구 수진(이유영 분)이 실종되고 난 후 서서히 욕망에 잠식되는 캐릭터다. KBS2 '오 마이 비너스', tvN '내일 그대와' 등을 통해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한 신민아의 파격적인 변신이다. 이유영은 항상 노력하지만 이영에 뒤쳐져 만년 2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진을 연기한다.

다이빙이라는 소재와 스릴러 장르의 접목 역시 관심이 쏠린다. 배급사에 따르면 제작진은 다이빙 장면은 다른 기법과 각도로 촬영해 스릴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정서적인 멜로디와 스릴러적 효과음들을 섞어 광기로 치달아가는 캐릭터들의 심리를 관객들에 전달할 계획이다. 촬영 4개월 전부터 트램펄린 다이빙 와이어 액션 등의 연습에 매진했던 신민아 이유영의 열연 역시 관전 포인트다.

원더 우먼 1984은 전작에 이어 갤 가돗이 주연을 맡는다. /원더 우먼 1984 티저 영상 캡처

'원더 우먼 1984', 성장 끝낸 여성 히어로의 활약

'원더 우먼 1984'은 2017년 5월 개봉해 21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원더 우먼'의 후속작이다. 전작은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의 공주 다이애나(갤 가돗 분)가 전사로 훈련받던 중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1차 세계대전 전장에서 활약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번 작품은 제목과 같이 배경을 1980년대로 옮겨 냉전체제 속 여성 히어로의 면면을 담는다. 전작에 이어 갤 가돗이 주인공 다이애나를 맡고 감독 패티 젠킨스 역시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 첫 영화는 다이애나가 인간 세계에서 '원더 우먼'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기까지의 성장을 담았다. 이번 작품은 명확한 히어로물이다. 원작 코믹스에서 라이벌 구도를 그렸던 악역 치타(크리스틴 위그 분)를 등장시켜 다이애나와 대립 구도를 만들었다.

'원더 우먼 1984'는 '뮬란'과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수차례 개봉을 연기했다. 당초 3월에서 6월로 변경했고 오는 10월 1일 해외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아직 국내 공개일을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전작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던 만큼 10월 초에는 관객들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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