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7일 데뷔 싱글 'THE FIRST STEP : CHAPTER ONE' 발표
[더팩트 | 정병근 기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아이돌그룹이라면 남녀 불문하고 어느 정도 긍정적인 편견이 있다. 강렬한 음악과 화려한 스타일링이다. 신인 그룹 트레저(TREASURE)는 이전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YG의 강렬함에 소년미가 더해진 느낌이다.
트레저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방송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YG보석함'을 통해 탄생했다. YG가 블랙핑크 이후 4년 만에 발표하는 신인이자 빅뱅·위너·아이콘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그룹이다.
규모부터 YG의 그룹들과는 다르다. 최현석 지훈 요시 준규 마시호 윤재혁 아사히 방예담 도영 하루토 박정우 소정환 12명으로 구성됐다. YG 그룹 중 최다다. 티저 등 여러 사전 공개 콘텐츠에서는 YG의 선배 그룹들 때보다 풋풋함이 강했다.
그런 느낌은 10일 라운드 인터뷰에서 좀 더 짙어졌다. 셔츠와 니트 그리고 재킷 등 깔끔한 의상을 입고 한자리에 모인 12명의 멤버들은 머리스타일도 색깔만 다를 뿐 차분하게 스타일링했다. 꾸밈 없는 딱 10대 소년의 모습이었고 그래서 더 친근했다.
이는 트레저의 현재 방향성이기도 하다. 리더 최현석은 YG의 선배 그룹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우리가 추구하는 것 역시 힙합에 가깝긴 하지만 지금은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방예담은 "나이에 걸맞는 모습으로 다가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첫발이 지난 7일 발표한 데뷔 싱글 'THE FIRST STEP : CHAPTER ONE(더 퍼스트 스텝 : 챕터 원)'이다.
타이틀곡 'BOY(보이)'는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베이스, 드럼이 어우러져 강렬하다. 반면 노랫말은 소년 감성이다.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는 트랙과 상반되는, 처음 느끼는 이끌림에 거침없이 돌진하는 소년의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트레저는 지난 9일 SBS '인기가요'에서 음악방송 데뷔 무대를 펼쳤다. 그리고 이날까지 데뷔 3일 만에 많은 게 달라졌다.
'BOY'는 아이튠즈 19개 지역 톱 송 차트 1위고 일본 라인뮤직 송 톱100 차트 정상이다. 뮤직비디오는 10일 오후 3시 기준으로 1400만 뷰를 돌파했고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데뷔 후 가속도가 붙으며 약 30만 명이 늘어 172만여 명이다.
지훈은 "꿈이 이뤄진 순간이라 기분이 좋다"고, 일본인 멤버 요시는 "초등학생 때 K팝을 처음 듣고 그때부터 꿈을 꿨던 게 이뤄졌다. 앞으로 여러가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조금 커졌다"고 데뷔 소감을 말했다.
또 최현석은 "팬 분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부담이기보다 동기부여로 다가온다"고, 지훈은 "예상치 못한 성적이다. 데뷔를 한 것도 기적이지만 좋은 성적도 기적이다.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렇지만 결코 들뜨지는 않았다. 최현석은 "선배 아티스트 분들이 워낙 훌륭하시고 K팝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알리셨다. 우리는 트레저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레저는 데뷔 4일차고 음악방송 한 번을 했을 뿐이지만 제법 차분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잘 전달했다. 멤버가 많다 보니 주로 두 리더인 지훈과 최현석이 나서서 답변을 했지만 다른 멤버들 모두 하나가 된 듯이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하고 집중했다.
"멤버들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닌 보석들이라고 생각하고 우리가 다 함께여야만 트레저라고 할 수 있다"는 방예담의 말이 오롯이 와 닿았다. 이제 막 화려한 첫걸음을 내디딘 트레저. 다음에 볼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이 올라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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