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눈누난나'로 증명한 존재가치, 피네이션과 시너지 포텐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제시가 싸이가 설립한 음악 레이블 피네이션으로 옮긴 지 1년 반. 예열을 마치고 마침내 포텐이 터졌다.
제시가 지난달 30일 새 미니앨범 'NUNA(누나)'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눈누난나(NUNU NANA)'는 3일 최다 이용자수를 보유한 음원사이트 멜론의 24hit차트에서 줄곧 20위권이다. 순위도 순위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제대로 탄력을 받았다는 점이다.
최근 음원차트는 '포식자'가 된 싹쓰리의 6곡을 비롯해 블랙핑크, 화사, 지코 등 강자들로 즐비하다. 그 와중에 '눈누난나(NUNU NANA)'는 멜론 일간차트에서 59위로 진입했다가 하루 만에 39위로 상승했다. 이 정도 큰 폭의 상승은 흔치 않은 일이다.
'눈누난나(NUNU NANA)'는 대중적인 팝 요소가 들어있는 파워풀한 트랩 장르의 힙합 댄스 곡이다. 웅장한 인트로가 파워풀한 곡의 전개를 예고하고 귀에 맴도는 중독성 있는 훅으로 이어져 흥겨움이 고조된다.
제시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의 주관대로 당당하게 살고자 하는 곡의 메시지를 조금은 센 가사들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평소 제시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과 방송에서 보여줬던 모습의 연장선상이라 억지스럽지 않고 조금의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를 지금 원해?/이리로 이리로 이리로 이리 온 유난 떨지 마 그만 원한다면 솔직해져 봐 too much 우 baby 와서 가져가/뭐라 하던 still don't give a what 맘대로 계속 떠들어 they talk about me 뭐라노 뭐라카노 F U'('눈누난나(NUNU NANA)' 중)
제시의 음악이 더 가치 있는 것 역시 바로 그 지점이다. 그의 음악 속 화자는 늘 주체적이고 당당하고 솔직한 여성이다.
2015년 발표한 대표곡 '쎈언니'에서 '내가 내가 봐도 잘난 유전자/진짜 쎈언니 죽네 죽네 다들 기 죽어/니들이 뭔데 감히 날 판단해 이건 내 무대 뭘 해도 잘나가네/모두 날 보면 아이뻐라 아이아이 아이뻐라 아이뻐라'라고 자신 있게 외쳤던 제시는 한결 같다.
그의 자신감 있는 목소리는 걸출한 실력이 뒷받침됐기에 당당할 수 있다. 16년차 내공은 음악과 퍼포먼스 곳곳에 빼곡히 채워져 있다.
제시는 만 17세던 2005년 12월 싱글 'Get Up(겟 업)'으로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도 강렬한 힙합 포스를 뿜어낸 그는 2006년 객원 보컬로 힙합 전설 업타운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했다. 2009년 1월 3년 만의 신곡 '인생은 즐거워'를 통해서는 래퍼로 영역을 확장했다.
실력이야 업계에 정평이 나 있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다. 제시가 대중에게 각인되기 시작한 건 2015년 1월~3월 출연한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서다. 2005년 활동명 제시카H.O로 시작해 10여년 만에 솔로 뮤지션 제시로 본격적인 첫발을 뗀 순간이다.
2015년 첫 자작곡 '나이고 싶어'를 시작으로 '쎈언니', '뒷꿈치 들어'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마침내 2017년 제시로 첫 미니앨범 'UN2VERSE(유니버스)'를 발표했다. 그러나 출중한 실력에 비해 성과는 조금씩 아쉬웠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지난해 1월 싸이가 설립한 회사 피네이션에 새 둥지를 튼 것은 제시의 음악 인생에서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새로운 회사에서 'WHO DAT B(후 댓 비)', 'Drip(드립)'(Feat. 박재범)으로 예열을 끝낸 제시는 글로벌 히트 조합인 유건형 작곡과 싸이 프로듀싱으로 탄생한 '눈누난나(NUNU NANA)'로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의 활약은 음악에 한정되지 않는다. SBS 모비딕 채널 '제시의 쇼!터뷰'는 론칭 한 달 만에 700만 뷰를 돌파했다. 유재석의 tvN 새 예능 '식스센스'에 합류했고 MBC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 화사, 엄정화와 환불원정대를 결성해 활약할 예정이다.
제시는 왜 싸이가 피네이션 설립 후 1호로 자신을 영입했는지 다방면에서 그 존재가치를 보여주고 있고 그 시너지는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했다. 제시의 다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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