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모범형사'→'트레인'…TV는 장르물 '홀릭'

모범형사에 이어 트레인 그리고 오는 22일 십시일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시청자들을 만난다. 정통 형사물 판타지 수사극 블랙코미디 추리극 등 모두 장르적 색채가 뚜렷한 드라마다. /JTBC, OCN, MBC 제공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요즘 드라마 팬들 사이에 가장 부러움을 사는 부류는 장르물 애청자다. 편성표에는 장르물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가득 채우고 있다.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되지 않는 날은 금요일 단 하루다.

JTBC는 월화극 '모범형사'(극본 최진원, 연출 조남국), OCN은 토일극 '트레인'(극본 박가연, 연출 류승진 이승훈)을 편성 중이다. MBC는 4부작 '미쓰리는 알고 있다'(극본 서영희, 연출 이동현)에 이어 오는 22일부터 수목극 '십시일반'(연출 진창규, 극본 최경)을 선보인다. 모두 추리와 서스펜스 수사극의 재미를 한데 섞어낸 장르적 개성이 뚜렷한 작품들이다.

JTBC '모범형사', 뼈대 탄탄한 정통 형사물

모범형사는 한 편의 형사 버디무비와 같은 장승조(왼쪽) 손현주의 호흡이 백미다. /JTBC 제공

지난 6일 가장 먼저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모범형사'는 진실에 다가가려는 형사 오지현(장승조 분) 강도창(손현주 분)과 은폐하려는 자들 간의 대결을 담은 형사물이다. 첫회 3.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해 4회에서 4.8%라는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해 월화극 신흥강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범형사'는 현실적이고 진중한 분위기로 견인되는 정통 수사물이라 새로운 맛은 없지만 그만큼이나 기초는 튼튼하다.

드라마는 5년 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의 용의자 이대철(조재윤 분)과 얽힌 비밀을 파헤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대철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후 감옥 밖에서 또 다른 살인사건들이 벌어지면서다. 5년 전 사건을 수사했던 서부경찰서 사람들,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한일보 사회부장 유정석(지승현 분), 드라마 방영 전 소개에서부터 '5년 전 사건과 연관 있는 인물'이라고 적혀 있는 안하무인 악역 오종태(오정세 분) 등 의심이 가는 사람투성이다.

주연을 맡은 손현주 장승조의 호흡도 백미다. 극중 손현주는 후배 장승조와 파트너가 되자 못마땅해하지만 여느 형사물처럼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손현주는 자신의 추리를 가감 없이 털어놓고 냉철하기만 했던 장승조도 미소를 보인다. 초반부는 5년 전 사건의 미스터리가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두 사람의 상호 보완적 호흡이 큰 축을 담당한다.

OCN '트레인', 평행 세계의 형사들

윤시윤(왼쪽) 경수진은 트레인에서 각각 형사 서도원 한서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OCN 제공

지난 11일 첫방송된 '트레인'은 '모범형사'와 같은 형사물이지만 결은 다르다. 이는 '평생세계'라는 장치로 인해 더욱 뚜렷해진다. 드라마는 살인사건이 있던 밤 순간의 선택으로 갈라진 두 세계에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연쇄살인에 개입하는 형사 서도원(윤시윤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 속 세계가 둘로 나뉘었으니 주인공 윤시윤 경수진도 자연스레 1인 2역을 맡았다. 윤시윤은 한서경(경수진 분)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 자신의 아버지라 믿고 평생을 죄책감으로 살아간 A세계 서도원, 타락의 길을 선택해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B세계 서도원으로 열연 중이다. 경수진은 아버지가 죽은 아픔을 서도원의 보살핌으로 이겨낸 A세계 한서경과 그 아픔을 아버지를 죽인 범인에 대한 증오로 변질시킨 B세계 한서경으로 각각 다른 두 명의 인물을 그려내고 있다. 서도원은 두 세계를 넘나드는 기차에 몸을 싣고 가려진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장르물 명가로 군림해왔던 OCN이다. 하지만 타 방송사들도 비슷한 색채의 작품들을 선보이자 위기설이 불거졌다. 형사물에 판타지적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트레인'은 OCN이 고심 끝에 찾은 해답으로 읽히기도 한다. 여기에 주인공을 윤시윤 경수진으로 배치해 로맨스 적인 요소도 가미해 장르물의 문턱도 낮췄다. 박가연 작가는 "장르에 국한되기보다 어떤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일까를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블랙코미디+추리…MBC '십시일반'

십시일반은 오는 22일 첫방송에 앞서 공개한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초상화로 표현된 아홉 캐릭터들은 강렬한 인상을 안긴다. /MBC 제공

MBC는 4부작 형사물 '미쓰리는 알고 있다'에 이어 오는 22일부터 수목극 '십시일반'을 선보인다. 수백억 재산을 가진 화가의 저택에 모인 아홉 명의 사람들이 탐욕 때문에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담은 '블랙코미디 추리극'이다. 추리극이라는 장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인간의 탐욕 풍자로 웃음을 더한다.

아직 드라마는 베일을 벗지 않았지만 이미 파격적인 티저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성공했다. 공개된 1차 영상 티저는 등장인물들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머리 위 숫자가 올라간다는 설정이다. 주인공 김지혜(오나라 분)는 "너는 우리 죽일 수 있어?"라는 질문에 "제가 우리 가족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라고 답했고 그의 머리 위 0이었던 숫자는 1로 변한다. 이어 "이 빌어먹을 집에서 다 함께"라는 대사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캐릭터 티저 포스터도 초상화로 꾸며졌다. 김혜준(유빛나 역) 오나라(김지혜 역) 김정영(지설영 역) 남문철(유인호 역) 이윤희(문정욱 역) 남미정(박여사 역) 한수현(독고철 역) 최규진(유해준 역) 김시은(독고선 역) 등 저택에 모인 개성 뚜렷한 아홉 명의 인물이 유화로 덧칠해져 강렬한 인상이다.

내용이 늘어지면 추리의 재미는 반감되는 법이다. 제작진은 8부작이라는 편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매회 새로운 사건, 소름 돋는 반전으로 빠른 전개를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저택 안에 모인 아홉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계속해서 달라지는 이들의 관계성을 주목해달라"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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