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시에 신고하지 못했나 좀 묻고 싶어요"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서울시 산하 공영방송 tbs 시사 프로그램 '뉴스공장 외전 '더 룸''을 진행하는 박지희 아나운서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고소인을 향해 "4년 동안 뭐를 하다가 이제 와서"라고 발언해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박지희 아나운서는 14일 인터넷에 올라온 '청정구역 팟캐스트 202회 1부'에서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고소인을 향해 "4년 동안 그러면 대체 뭐를 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도 너무 궁금하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출연자들에게 "본인이 처음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 서울시장이라는 위치 때문에... 처음부터 신고를 했어야 한다고 얘기를 하면서도 왜 그러면 그 당시에 신고를 하지 못했나 저는 그것도 좀 묻고 싶어요"라며 피해자의 고소에 의도성이 있을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박 아나운서의 발언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를 향한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 대부분은 "2차 가해"라는 점을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4년간 참고 잊으려해도 도저히 트라우마가 치유되지 않아서 결국 신고 한거지. 4년간 뭐 하다가 이제 신고했냐고? 4년간 얼마나 괴로웠을지는 생각이 안 드나?" "2차 가해 발언이다. 바로 방송에서 하차시켜야 한다" 등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물어볼 수 있는 말이다" "맞는 말" "의심스럽다" 등 박 아나운서의 발언이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앞선 지난 13일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전 비서 A 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의 성추행이) 비서직을 수행한 4년간 계속됐으며, 다른 부서 발령 후에도 지속됐다. 장소는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 등이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피해자가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시장의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여라'는 내용의 답변을 들었다"며 "부서 변경을 요청했으나 박 시장이 요청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비밀 텔레그램 대화 요구와 음란 문자 전송 등 점점 가해 수위가 심각해졌고, 부서 변동 이후에도 개인적인 연락이 지속됐다"며 이 사건이 전형적인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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