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투게더' 이승기, 언어의 장벽 넘은 '프로 여행러'

이승기가 넷플릭스 예능 투게더로 여행을 다녀왔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타이완 배우 류이호와 팬들을 만나고 온 그는 언어가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언어가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어요"

[더팩트 | 유지훈 기자] 2007년 11월부터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KBS2 '1박 2일' 멤버들과 국내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2013년에는 tvN '꽃보다 누나'로 선배 배우들과 크로아티아 7박 8일 여행 가이드가 됐고 2015년에는 tvN '신서유기'로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좀 쉬나 싶더니 이번엔 넷플릭스와 여행이다. '프로 여행러' 이승기는 짐을 싸고 또 푸느라 바쁘다.

이승기는 지난 6월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새 예능프로그램 '투게더'에서 타이완 배우 류이호와 함께 세계 여러 도시에 사는 팬들을 직접 찾아가는 특별한 여행을 펼쳤다. 이승기는 '투게더'가 5개가 넘는 국가에서 '오늘의 TOP10 콘텐츠'에 오르면 류이호가 선물한 파자마를 입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 2일 파자마를 입은 부끄러운 표정의 인증샷을 올리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했다.

"정말 영광이에요. 국적이 다른 두 배우가 여행을 떠나는 버라이어티는 없었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로 공개됐다는 것도 신기하고요. 빠른 시간 안에 아시아 전역에서 반응을 보여줘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류이호 씨도 좋아하고 있어요. 이호 씨도 이제 뭔가 예능의 맛을 아신 거 같아요. 빨리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고 시즌 2를 준비해보자 하고 있었어요."

이승기는 투게더가 5개 나라에서 TOP 10을 기록하자 류이호가 선물한 파자마를 입고 인증샷을 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이승기는 지난 3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더팩트>를 만나 공약을 이행한 소감을 밝혔다. '투게더'는 프로 여행러 이승기에게도 특별한 도전이었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타이완 배우와 단둘이 떠나는 해외여행은 부담이 됐을 터다. 하지만 류이호와의 호흡은 예상 이상이었다. 언어의 장벽은 예의를 차려야 할 말을 진심 어린 몸짓과 표정으로 대체시켰고 두 사람은 이국적인 풍경 속에 하나가 됐다. 웃을 때 시원하게 올라가는 입꼬리처럼 두 사람의 마음도 점차 닮아갔다.

"언어가 달라서 소통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소통이 더 잘돼요. 더 상대방에 맞춰주려고 하고 배려하게 됐어요. 원초적인 감정으로 대하다 보니 무언가를 더 크게 느끼지 않았을까 해요. 류이호 씨는 '다행이다' 수준이 아니라 정말 좋은 파트너였어요. 생각해보면 이건 한국 예능이에요. 제작진이 한국 사람인 한국형 버라이어티요. 류이호 씨 혼자 언어가 안 통해 소외감이 느껴질까 걱정했는데 정말 즐겁게 함께 해줬어요. '투게더'에 있어서는 류이호 씨 이상의 파트너는 없을 거예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친구가 될 수 있었어요."

'투게더'는 그저 두 남자가 떠나는 버라이어티 예능이 아니다. 이승기 류이호는 팬이 추천한 여행지에서 제작진의 미션에 응하고 단서를 조합해 애타게 기다리는 팬들을 찾아갔다. 콘서트 팬 미팅 등 수많은 행사에서 팬들을 자주 마주했을 이승기였지만 '투게더'에서 만난 팬들은 더욱 각별한 의미였다.

이승기와 류이호는 말이 통하지 않는 대신 몸짓으로 의사소통했다. 물론 영어도 오갔지만 긴박한 순간이 펼쳐지면 말보다 몸이 앞서기 마련이었다. /넷플릭스 제공

"지금까지는 많은 준비를 하고 멋지게 보이는 장소에 팬을 초대했던 거였어요. 그런데 '투게더'는 정말 관광객 이승기가 팬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서 만나는 거니까. 정서적인 폭이 달랐어요. 일상에서 친구들과 지내다가도 그 친구 집에 가서 밥 먹고 술 한잔하는 건 다른 느낌인 것처럼요. 팬의 집에 갔고 그 친구의 방에 내 사진이 있는 걸 보니 감동이 더 컸어요."

'투게더' 속 류이호가 '톰'이라면 이승기는 '제리'였다. 함께 의기투합해 위기를 헤쳐나가지만 힘든 미션 앞에서 이승기는 류인호를 슬쩍 앞세웠다. 얄미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이승기만의 재치는 '1박 2일'의 멤버로 4년간 활약하고 SBS '집사부일체'의 중심을 잡고 있는 예능인으로서의 노하우이기도 했다.

"저도 본능적으로는 착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그런데 류이호 씨가 제 꾀에 당하면 그 모습이 귀여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각자 '톰과 제리'가 되면 보는 사람은 훨씬 더 재미가 풍부하지 않을까 했죠. 요즘은 방송을 크게 보고 '선한 역할은 하나고 누군가는 악역이어야 하는데 난 어떤 포지션에 서야 할까'라는 상상을 하게 됐어요."

이승기는 다작의 이유를 내 능력을 작품을 통해 확인해보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이승기는 늘 분주하다. '집사부일체'라는 고정 예능을 하고 있고 차태현과 새 예능 tvN '서울 촌놈' 출연을 앞두고 있으며 tvN '화유기' SBS '배가본드', 영화 '궁합' 등 배우로서의 작품활동도 꾸준하다. 다작의 이유는 지금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해보고 더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함이었다. 새로운 도전 후 그 성적표를 마주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은 이승기 인생의 철칙이다.

"집에만 있으면 잘 모르잖아요. 제가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요. 그래서 시험해봐요. 제 능력을 작품을 통해 보고 싶어요. 큰 목표를 가지고 '3년 후에 난 무엇이 될 거야'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냥 매 순간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고 싶어요. 그런데 예능과 연기를 하면서 목을 많이 쓰고 시간도 체력도 한계에 부딪히다 보니 가수 활동은 만족스럽게 못 했던 것 같아요. 그게 좀 아쉬워요. 그래서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국이 이렇게 돼서 잠정적으로 연기했어요. 빠른 시간 안에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현실의 이승기는 사실 도심형 여행가다. 대자연이나 명소를 찾아가고 특별한 사람을 마주하기보다는 편한 숙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오랜 친구들과 쇼핑을 떠나는 게 즐겁다고 한다. 하지만 낯선 땅에 낯선 얼굴들과 떨어진 이승기의 표정은 방송가와 시청자가 좋아하는 장면이다. 다음 여행은 오랜 인연의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가 될 수도, 혹은 류인호와 함께하는 '투게더 시즌2'가 될 수도 있다. 누가 어떻게 만들더라도 이승기의 여행은 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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