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하반기 드라마 흥행 견인할까
[더팩트 | 유지훈 기자]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 형제애, 로맨스, 코미디, 미스터리, 잔혹 동화까지.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tvN이 고심 끝내 내온 푸짐한 한상차림이다.
20일 오후 첫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극본 조용, 연출 박신우)'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드라마는 무엇보다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김수현의 군 전역 후 첫 작품이자 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라는 것으로 화제 몰이를 시작했다. 여기에 OCN '구해줘' tvN '무법 변호사' 영화 '양자물리학' 등으로 인기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예지, SBS '스토브리그' KBS2 '동백꽃 필 무렵'으로 시청률 요정이 된 오정세도 합류했다.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제3의 매력' '로맨스는 별책부록' '녹두꽃'과 영화 '괴물들' '레슬러' 등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완성한 박규영도 함께다.
김수현은 극 중 꿈도 희망도 없이 오직 장애가 있는 형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가는 정신병동 보호사 문강태로, 서예지는 반사회적 인격 성향을 지닌 인기 아동문학 작가 고문영으로 변신한다. 심연에 우울함이 깊게 자리한 문강태, 감정이 없는 고장 난 인격체 고문영라는 극명한 캐릭터 성으로 무장한 두 사람은 로맨스를 그리며 새로운 매력을 뽐낸다.
오정세가 맡은 문상태는 그림 그리기가 취미이며 동생 강태에게 유일한 가족이자 삶의 의미가 되는 존재다. 그리고 자폐 스펙트럼(ASD) 장애를 가지고 있다. 오정세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장애를 거부감 없이 표현해내기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했고 '순수함'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냈다. 여기에 김수현과의 애틋한 형제애도 첨가한다.
박규영은 문강태를 두고 동료와 가족 연인이라는 감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간호사 남주리에 분한다. 여기에 김창완 김미경 장영남 강기둥 박진주 프로미스나인 장규리 등 관록 있는 중견배우부터 라이징 스타들이 조연군단으로 모여 극의 풍미를 더 한다.
배우들만의 열연으로 완성될 수 없는 것이 드라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제작진도 믿음이 간다. KBS2 '저글러스'의 조용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고, SBS '질투의 화신' tvN '남자친구'를 연출한 박신우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으로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요소들을 배치했다.
고문영이 동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동화들이 등장한다. '빨간 구두' '푸른수염' 등의 유명한 동화는 물론 오직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위해 순수 창작한 어른동화들도 준비했다. 여기에 문상태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설정은 드라마가 전달하고 싶은 묵직한 메시지가 숨어있다.
지난 19일 제작발표회 당시 박 PD는 "여자 주인공이 잔혹동화 작가다. 보통 잔혹동화가 정상과 비정상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를 허문다는 점에서 드라마와 유사점이 있다"며 "세상이 조금씩은 미쳐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문제인지 괜찮은 건지 한 번쯤 공감하시면서 스스로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드라마의 포인트를 짚어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키우고 새로운 소재와 감동을 버무리는 것은 검증된 드라마 흥행 공식이다.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의 캐스팅, 기존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잔혹 동화라는 장치, 자폐 스팩트럼 장애라는 문상태의 캐릭터 값은 이 모든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tvN이 최근 편성한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대, 수목극 '오 마이 베이비'는 1% 대라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모두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의 늪이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상반기를 견인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잇는 하반기 기대작이다. 김수현을 비롯한 출연진은 "시청률 15%"라고 다소 높은 첫 방송 기록을 목표로 내세우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모았다.
tissue_ho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