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송지효·신혜선·이주영이 일으킨 '강렬한 여풍'

침입자가 신호탄을 쏘고 결백이 견인한다. 야구소녀(왼쪽부터)는 이에 질세라 합류해 힘을 보탠다. 코로나 쇼크 후 극장가의 활력을 불어넣은 여풍의 계보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키다리이엔티, 싸이더스 제공

6월 스크린서 활약한 '명품' 여주인공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코로나19라는 장막을 걷어내기 위해 나선 것은 다름 아닌 '여풍(女風)'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극장을 찾은 총관객 수는 152만명이었다. 4월 97만 관객만이 영화관을 찾아온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회복세다. 6월의 극장가는 지난 15일 기준 140만 관객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완성했다. 신작 가뭄에 신음을 뱉던 영화계는 '침입자' '결백' 야구소녀' 속 여자 주인공들의 맹활약과 함께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런닝맨에서의 건강한 매력 대신 서늘한 표정으로 중무장한 송지효의 침입자가 6월 개봉한 첫 상업영화의 신호탄이었다. /에이스메이커뮤비웍스 제공

'침입자'는 지난 4일 코로나19 이후 첫 상업영화 개봉의 신호탄을 쐈다.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 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김무열 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송지효는 동생 유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SBS 예능 '런닝맨', KBS2 드라마 '러블리 호블리', 영화 '바람 바람 바람' 등에서 활약했던 밝고 건강한 매력의 송지효는 없다. 서늘한 표정으로 관객을 노려보고 두꺼운 비밀에 숨어 오빠 서진을 고립으로 내몬다. 데뷔작인 '여고괴담3-여우 계단'에서의 송지효를 그리워했다면 반갑고, 최근의 송지효를 좋아했다면 색다르다. 누적 관객 수는 16일 정오 기준 46만 5573명으로 5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시청률의 여왕 신혜선의 스크린 도전은 합격점이었다. 결백은 34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천신호를 밝혔다. /키다리이엔티 제공

'침입자' 속 송지효가 서늘한 인상이었다면 영화 '결백'의 신혜선은 맹렬하다.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농약이 섞인 막걸리를 마신 후 쓰러지고 어머니 화자(배종옥 분)는 사건의 용의자가 된다. 신혜선은 화자의 딸 정인에 분해 엄마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나선다.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몸을 던지고 추악한 진실을 숨기고 있는 추시장(허준호 분)과 맞서는 과정은 짜릿한 쾌감을 안긴다.

'결백'은 신혜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았다. KBS2 '아이가 다섯' '단, 하나의 사랑',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사의찬미' 등 수많은 드라마를 성공시키며 '시청률의 여왕'이라고 불리게 된 그는 '결백'으로 흥행 보증수표라는 새로운 수식어에 한발 다가섰다. 개봉 첫날 2만 3048명을 시작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16일 누적 관객 수 34만을 기록했다.

이주영은 야구소녀로 변신했다. 시원한 숏컷을 날리며 던지는 투구는 영화의 메시지 만큼이나 단단하다. /싸이더스 제공

'침입자'가 신호탄을 쐈고 '결백'이 관객 회복세를 견인했다. '여구소녀'도 오는 18일 이에 질세라 힘을 보탠다. 앞서 개봉한 두 작품이 첫인상부터 강렬했다면 '야구소녀'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맴도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트랜스젠더 마현이 역할로 소수자를 대변했던 이주영이 주인공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는 여성이 마주한 현실이라는 장벽을 이야기한다.

이주영이 맡은 주수인은 최고구속 134km에 볼 회전력의 강점으로 '천재 야구소녀'라 불렸지만 고교 팀에 들어간 후 차가운 현실에 놓인다. 제아무리 천재였어도 훌쩍 커버린 남자 선수들과 견줄 때 그의 실력은 프로팀에 들어가기 부족하다. 새로 부임한 코치 최진태(이준혁 분)를 만나 한 줄기 희망을 찾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프로팀 도전기를 써 내려간다. 영화는 오롯이 배우 이주영의 활약으로 펼쳐진다. 야구선수라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자신을 대표하는 시원한 숏컷과 함께 힘껏 공을 던지는 이주영이 관객들에게 짙은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

6월 초중반 관객의 발길을 다시 끌어들인 것은 여풍이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작품들이 스크린에 걸려 활기를 더한다. 배우 정진영이 감독을 맡고 조진웅이 주연을 맡은 '사라진 시간'은 18일, 박신혜 유아인 주연의 좀비영화 '#살아있다'는 24일 개봉된다. 7월에는 '부산행'의 후속작 '반도'가 가세해 '#살아있다'와 함께 K-좀비 열풍으로 여름 극장가를 달군다.

tissue_ho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