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의 세계①] 방송가 장악한 제2의 자아 '부캐릭터'

방송가에 다양한 부캐릭터가 뜨고 있다.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유산슬로, 김신영은 둘째 이모 김다비로 분해 음원 발매로 새 행보를 이어갔다.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에서 조지나로 분해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했으며, 코미디어 추대엽(왼쪽 상단 시계방향)은 카피추로 분해 다양한 방송에 섭외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MBC 연예대상·JTBC 최고의 사랑·MBC 나혼자산다·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캡처

최근 방송가 핵심 키워드는 '캐릭터'다. 관찰 예능과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넘쳐나면서 방송인들은 고유의 캐릭터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캐릭터를 만들어 신선함과 재미를 더한다. 유산슬로 대표되는 유재석과 김신영, 추대엽, 박나래도 부캐릭터 대열에 합류했다. 가요계는 이들보다 앞서 폭넓은 활동을 위해 정체성을 분리한 부캐릭터를 꾸준히 사용해왔다. '부캐 놀이'는 연예계 전반에 번지며 방송가를 장악하고 있다. <편집자 주>

'부캐릭터' 예능인들의 '활력'·배우들에게 '몰입감' 선사

[더팩트|이진하 기자] 예능에서 캐릭터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여러 사람이 함께 출연하는 방송일수록 각자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이끌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한 사람이 또 다른 자아인 부캐릭터를 형성해 대중들에게 익숙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일이 많아졌다.

방송가를 사로잡은 대표 부캐릭터는 유재석의 유산슬과 김신영의 둘째 이모 김다비가 있다. 두 사람은 트로트 열풍에 편성해 트로트 음원을 발표했다. 재치 있는 가사와 퍼포먼스로 대중들의 시선을 모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외에도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박나래는 조지나 캐릭터를 만들었고, 오랜 무명생활을 해온 코미디언 추대엽은 가수 카피추로 새롭게 대중 앞에 섰다.

먼저 유재석은 MBC '무한도전'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김태호 PD와 '놀면 뭐하니?'로 새롭게 만났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무한도전과 비슷한 점은 포맷이 없는 것이다. 매번 특집 편으로 구성되며, 유재석은 그때마다 어울리는 캐릭터로 분한다. 드라마나 영화로 보면 1인 다역인 셈이다.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선보인 캐릭터는 여섯이다. 드럼에 도전하는 '유고스타'로 시작해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 라면 끓이는 요리사 '라섹', 하프 연주자 '유르페우스' 등이 있다. 이들은 매회마다 다양한 도전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면모와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재석은 이효리, 비와 의기투합해 올여름을 강타할 혼성 댄스 그룹 '싹3'(SSAK3)의 활동을 예고했다. 멤버들의 활동명도 공개됐다. 이효리는 'G린다', 비는 'B룡'으로 정했고 유재석은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세 사람의 파격 변신으로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모아지고 있다.

유재석은 지난해 9월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분해 인기를 모았고, 김신영은 둘째 이모 김다비로 분해 노래 주라 주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MBC·미디어랩시소 제공

김신영의 김다비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김다비의 캐릭터 탄생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BC every1에서 '무한걸스'로 활약했던 김신영은 멤버들과 함께 보여줬던 콩트에서 '밥집 아줌마'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콩트 신으로 거듭났다.

10년 후 '밥집 아줌마'의 캐릭터를 살려 김다비로 탄생했다. 빠른 45년생 많은 다(多), 비(?) 비를 쓰는 김다비는 올해 2월 송은이와 김숙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비보티비'에서 '주라 주라'의 노래 가사를 공개하며 가수 김다비의 탄생을 알렸다.

코미디언 박나래도 '나 혼자 산다'에서 상황극을 통해 탄생한 안동 조 씨 조지나'를 부캐릭터로 내세우고 있다.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었던 조지나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같은 방송 다른 에피소드인 '조지나 플리마켓'을 통해 부활했다. 이후 올리브 채널 '밥블레스유2'에서도 또다시 소환하며 박나래의 부캐릭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밖에 오랜 시간 무명 생활을 한 코미디언 추대엽은 산에서 갓 내려온 자연인 '카피추'로 분해 카피인 듯 카피 아닌 노래들을 부르며 참신한 웃음을 선사해 '천재 작곡가(?)'로 불리고 있다. 산 생활을 오래 해 연예인을 1도 모른다는 설정의 카피추는 데뷔 18년 만에 전성기를 누리며 각종 방송에 섭외되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배우 유아인(왼쪽)은 개봉을 앞둔 영화 #살아있다에 극 중 캐릭터 오준우의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배우 문가영은 종영한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극 중 여하진의 SNS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오준우·여하진 SNS

부캐릭터는 더 이상 예능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특징을 그대로 살려 SNS 속에서 여전히 소통하고 있다. 최근 배우 유아인은 개봉을 앞둔 영화 '#살아있다'의 주인공 오준우란 이름으로 SNS를 개설했다. 그는 "나는 아직 #살아있다 #생존스타그램"이란 글을 남겨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배우 문가영도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속 여하경의 인스타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부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도 여전히 게시글을 올리며 종영한 드라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부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재근 평론가는 "인터넷 시대에 대중은 사이버상에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를 만드는 것에 익숙하다"며 "그런 아바타가 결국 프로그램에서는 캐릭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들은 익숙했던 것에서 새로운 변화를 또 적극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되면서 하나의 놀이적 요소가 됐다"며 "정교한 속임이 아니기 때문에 B급 놀이가 되면서 많은 연예인들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캐릭터를 적극 활용하고 수요 하는 입장인 대중들은 이것을 재미있는 시도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드라마 속 캐릭터의 SNS를 운영하는 것은 드라마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대중들이 캐릭터와 직접 소통하면 극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작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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