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관람 환경 속 영화계 활력 되길"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초미의 관심사'가 형형색색 빛나는 이태원의 매력을 스크린에 옮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여파로 침체된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다.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초미의 관심사' 언론 배급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연출을 맡은 남연우 감독과 주연을 맡은 김은영(가수 활동명 치타), 그리고 테리스 브라운이 참석했다.
이날 남연우 감독은 "김은영 조민수 배우가 영화에 합류했고 감독으로 내가 뒤늦게 캐스팅됐다. 김은영 조민수를 보기 드문 모녀로 설정하고 싶었다"며 "대화를 함께 나눴을 때 딸 같은 엄마, 엄마 같은 딸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이 대화를 기반으로 모녀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들고 사라진 막내 유리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모녀의 추격기를 담는다. 김은영은 일찍이 어머니의 품에서 벗어나 이태원 언더그라운드에서 '블루'라는 이름의 가수로 활동 중인 순덕에 분해 열연을 펼친다. 함께 이태원 거리를 누비는 조민수와의 조합은 투 샷 비주얼 만으로도 압도적이다.
김은영은 "내가 래퍼로서 가지고 있는 강한 이미지를 조민수 선배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조민수 선배가 무섭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첫 만남부터 편하게 나를 이끌어줬다. 어떤 주문을 하기 보다는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라고 응원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테리스 브라운은 겉 모습은 외국인이지만 영어는 조금도 할 줄 모르는 정복 역을 맡았다. 그는 순덕과의 인연으로 모녀의 추격전에 힘을 보탠다. 배달 스쿠터를 끌고 골목길을 전전하는 코믹 연기로 관객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테리스 브라운은 "촬영 초기에는 많이 떨렸다. 한국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외국인인 내가 이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주변에서 이상한 발음과 어색한 부분을 많이 잡아줬다. 떨렸지만 그래도 옆에서 많이 도와줘서 만족스럽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초미의 관심사'는 편견에 대한 내용이다. 작품을 통해 나와 같은 외국인을 더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테리스 브라운의 말처럼 '초미의 관심사'는 대한민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에 대해 꼬집는다. 영어를 못 하는 흑인, LGBT(성적소수자) 타투이스트 등이 영화 곳곳에 배치됐고 웃어 넘길 수 있는 유머로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스며든다.
남 감독은 "영화 속 모녀는 막내를 찾는 과정에서 편견에 둘러싸인 많은 인물들과 만난다. 그 인물들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태원에서는 어떤 인물이 지나가도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의 배경을 이태원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은영이 직접 작사한 영화의 OST도 이 '편견'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그는 "내가 만든 OST들이 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그 가운데는 '편견'이라는 큰 기둥이 있다. 하지만 영화처럼 음악도 그 편견이라는 주제를 강요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편견을 이야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2020년 상반기 영화계는 코로나19의 공포에 직격탄을 맞았다. 관객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개봉 예정작은 줄줄이 연기 소식을 전해왔다. 5월 초 활기를 되찾아가는 것만 같았던 영화계였지만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으로 관객 수는 다시 제자리걸음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신작 가뭄에 시달렸던 영화계의 단비와 같은 작품이다. 또한 '이태원 배경의 영화가 이태원에서 시작된 공포와 정면대결을 펼친다'는 것은 특별한 관전 포인트다.
남 감독은 "안전한 가운데서 '초미의 관심사'가 영화계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김은영은 "나뿐만 아니라 출연진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초미의 관심사'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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