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가호 "사실 난 '이태원 클라쓰' OST 후보였다"

싱어송라이터 가호는 최근 이태원 클라쓰 OST 시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음원차트 1위를 거머쥐었다. 그는 27일 새 싱글 A song for you를 발표했다. /플라네타리움레코드 제공

27일 새 싱글 'A song for you' 발표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음원차트 812위로 시작해 1위를 거머쥔 가호. 어쩌면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 할 뻔했다.

가호가 부른 JTBC 금토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 Part. 2 '시작'이 지난 15일 국내 최다 이용자 수를 보유한 멜론 일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지난달 1일 음원이 공개된 지 43일 만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이태원 클라쓰' OST 13곡 중 첫 정상이다.

가호는 '시작'을 녹음할 때만 해도 자신의 곡이 될 줄 몰랐다. 그는 "녹음이나 한 번 해보자"는 말에 스튜디오로 달려갔고 오디션 아닌 오디션을 보게 됐다. 곡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 하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었고 잘 불렀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녹음 기회를 주셔서 정말 열심히 '시작'을 불렀어요. 제 목소리에 맞춰진 곡이 아니다 보니까 원래 버전보다 키를 좀 높여야 했어요. 어떻게 보면 모험이었죠. OST 라인업을 보니까 너무 쟁쟁하신 선배님들이 참여하셔서 기대를 하기 어려웠고 그 이후에 연락이 없어서 안 된 줄 알았어요. 그런데 며칠 후에 드라마 예고편을 보라고 연락이 왔어요. 선배님들과 같이 실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었어요."

녹음이나 한 번 해볼 수 있는 기회도 그냥 생긴 건 아니다. 가호는 데뷔 직후인 2018년 8월 드라마 '시간' OST에 참여해 동명의 곡을 불렀는데 OST 제작사가 '이태원 클라쓰'와 같다. 당시 가호는 자신이 쓴 곡인 것 마냥 애정을 듬뿍 담아 불렀고 좋은 인상을 남겼다.

가호는 이태원 클라쓰 OST 시작을 부른 것을 두고 그냥 녹음만 한 번 해보는 줄 알았다. 라인업을 보니까 너무 쟁쟁하신 선배님들이 참여하셔서 기대를 하기 어려웠고 녹음 후 연락이 없어서 안 된 줄 알았다고 말했다. /플라네타리움레코드 제공

"그때 이후 꾸준히 연락을 하면서 지냈어요. 아무것도 없었던 저에게 OST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곡이 나올 때마다 한 번 듣고 불러보라면서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그게 지금 여기까지 이어진 거죠. 늘 그래왔지만 오롯이 내 거라는 마음으로 더 책임감을 갖고 임했어요. 제작사에서 이번에 '1위 가수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넣어서 화환도 보내주셨어요. 정말 너무나 감사해요."

'시작'은 '이태원 클라쓰'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곡이다. 처음부터 이 곡이 메인 OST였던 건 아니지만 극의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 덕에 메인처럼 됐다. 경쾌한 사운드와 가호의시원한 목소리가 어우러진 '시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곡이다. '소신에 대가가 없는 삶'을 꿈꾸는 새로이(박서준 분)과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유를 쫓는 단밤즈 멤버의 이야기에 가장 잘 어울렸다.

아직까지 대중에게 그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가호는 내공 탄탄한 싱어송라이터다.

가호는 곡 작업 능력을 갖췄고 스펙트럼도 넓다. 플라네타리움 레이블 음반에 수록된 '기억'을 통해 저음, 중음, 고음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고 진성과 가성의 경계를 허물며 걸출한 보컬리스트의 탄생을 알렸고 첫 솔로 싱글 '있어줘'에서는 목소리가 줄 수 있는 울림이 얼마나 큰지 알게 해줬다. 지난해 9월 발표한 'Pink Walk(핑크 워크)'에서는 스타일리시한 일렉 사운드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치를 확인시켰다.

그런 이유로 그의 다음 결과물에 기대가 모아졌다. '시작'의 인기와 함께 가호도 조금은 더 활동에 탄력을 받게 됐다. 그 첫 결과물이 27일 발매된 새 싱글 'A song for you(어 송 포 유)'다. 동명의 타이틀곡과 'Beautifu(뷰티풀)' 2곡이 수록됐다.

가호의 새 싱글 A song for you에는 동명의 타이틀곡과 Beautifu 2곡이 수록됐다. A song for you는 손편지가 전해주는 아날로그 감성이 담겼다. Beautiful은 SNS에 갇혀 살면서 그게 자기 모습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당신의 진짜 모습도 아름답다고 말하는 곡이다. /플라네타리움레코드 제공

스펙트럼이 넓은 가호의 음악에서 공통된 특징을 찾자면 웅장한 사운드다. 이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 됐을 무렵의 상황에서 기인한다. 반지하에서 곡 작업에만 몰두하던 그는 음악 안에서 큰 홀의 무대에 선 자신의 모습을 봤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건반 치는 것부터 배워가면서 정말 곡만 썼어요. 20살 때부터는 집에서 먼 곳 지하 방 얻어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벌고 그 외엔 곡 작업만 했어요. 친구들도 잘 안 만나고 혼자 있다 보니 사운드를 웅장하게 만들면 지하가 아니라 큰 홀의 무대에 서있는 기분이었어요. 그 기분을 느끼는 걸 좋아해서 저의 첫 음악 색깔이 된 것 같아요. 물론 그 이후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시도하고 있어요."

신곡 'A song for you'와 'Beautiful' 역시 풍성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각각의 메시지를 전한다.

'A song for you'는 손편지가 전해주는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곡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인트로의 아카펠라 코러스, 독특한 가성과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졌다. 또 다른 곡 'Beautiful'은 SNS에 갇혀 살면서 그게 자기 모습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당신의 진짜 모습도 아름답다'고 말하는 곡이다. 트렌디한 사운드 속에 묵직하게 담기는 울림이 가호의 보컬이 가진 힘이다.

가호는 "감사하게도 '시작'을 통해 제가 기존에 냈던 음악들까지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 분들에게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다"며 "제 노래를 통해 많은 분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노래에 이런 이야기를 많이 담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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