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계의 대부' 자니 윤, 9일 미국 아람브라 대학병원서 타계

코미디 대부로 잘 알려진 자니 윤(윤종승)이 9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LA 근교 아람브라의 한 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가운데 작은 사진은 요양병원 치료 중이던 모습. /더팩트 DB, 줄리아리 제공

90년대 KBS와 SBS 등에서 '자니 윤 쇼' 진행,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재직

[더팩트|강일홍 기자] '코미디 대부'로 잘 알려진 자니 윤(윤종승)이 9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LA 근교 아람브라의 한 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자니 윤은 지난 2017년부터 뇌경색 뇌출혈에 의한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해져 LA 외곽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향년 84세.

자니 윤의 전 부인 줄리아 리씨는 10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미국 현지 시간으로 8일 오전 4시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자니 윤은 지난해까지 건강한 모습을 유지해오다 최근 급격히 건강이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민권자인 줄리아 리는 "안타깝게도 제가 마침 볼 일이 있어 한국에 잠깐 들어와 있는 사이에 돌아가셨다"면서 "제 아들이 임종을 지켰고, 저는 임종시간 화상통화를 연결해 마지막 가시는 길을 기도해드렸다"고 말했다.

줄리아 리씨는 "윤 선생님은 쓰러지시기 전부터 자신이 죽으면 시신은 대학병원에 기증해 후에 한사람이라도 더 살릴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씀하셔서 유언대로 할 생각"이라며 "영상으로 본 마지막 가시는 모습은 편안했다"고 전했다. 장례식은 현지에서 가족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자니 윤은 동양인 최초로 미국 NBC '투나잇 쇼'에 출연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에 발탁돼 지난 2017년 6월까지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이후 자신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휠체어에 앉은 모습으로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까지 LA 코리아타운에서 약 13㎞ 정도 떨어진 몬테시토 하이츠에 위치한 요양원(헌팅턴 헬스케어 센터)에 머물렀다.

그는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유명한 코미디언이었다. 미국 시청자들은 당시 자니 카슨의 제의로 '투나잇 쇼'에 34번 출연한 자니 윤을 좋아했다. 회당 2800만원을 줄 정도로 그의 가치를 알아본 NBC 방송국은 '자니 윤 스페셜 쇼'를 신설해 진행을 맡길 만큼 믿고 신뢰했다. 평범한 해군 유학생에서 미국의 인기 방송인으로 거듭난 그의 성공 스토리는 그 자체만으로 감동이었기 때문이다.

1936년생인 자니 윤은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60년대 초반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했다. 1964년부터 자신만의 스탠드업 코미디로 이름을 알린 자니 윤은 1977년 산타모니카 코미디클럽에서 활동하다 당시 최고의 코미디쇼였던 '투나잇쇼'의 MC 자니 카슨에 일약 발탁됐다.

국내에서도 그의 인기는 폭발했다. 90년대 KBS와 SBS 등에서 '자니 윤 쇼'를 진행했으며 이는 후에 '주병진 쇼' '서세원 쇼' '고쇼' 등에 영향을 미친 1인토크쇼의 원조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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