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카데미-기생충③] 전세계가 놀란 수상…외신 "세계의 승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 수상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AP.뉴시스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92년 역사 최초

[더팩트|문수연 기자]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썼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가 놀라운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상 격인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가 최고 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92년 역사 최초다. '기생충'이 세운 놀라운 기록에 외신도 앞다퉈 이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AP통신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수상했다"면서 "세계의 승리(a win for the world)"라고 표현했다. 또한 "오스카는 불안정하고 불평등한 현대사회의 초상화를 그려낸 '기생충'을 택했다"며 "제목 그대로 미국 영화상 시즌, 궁극적으로는 역사에 달라붙어 오스카 유권자들을 매료시켰다. 오랜 세월 외국 영화를 낮게 평가해온 미국 영화상에 분수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CNN 홈페이지 메인을 장식한 기생충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식. /CNN 홈페이지 캡처

CNN은 홈페이지 메인에 "'기생충' 역사를 만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띄우고 "한국영화가 오스카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기생충'이 경쟁작들에 비해 너무나 강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봉준호를 위한 파티를 준비하라"라고 전했다.

버라이어티는 "외국어로 쓰인 영화가 각본상을 받은 건 이번이 6번째"라며 "'기생충'은 부와 특권, 생존에 직면한 중산층과 도덕적 상대주의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선두주자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리포트는 "지난 20년 동안 가장 독특한 영화의 본고장인 한국 영화가 마침내 오스카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그동안 영화애호가들은 봉준호를 포함해 이창동, 박찬욱 등 독창적인 감독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많이 배출됐는지 감탄해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까지 어떤 한국영화도 할리우드 최고상에 후보로 오른 적이 없었다"면서 "기생충'의 수상은 국제영화에 대한 AMPAS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생충의 수상 내역을 소개하며 "기생충은 오스카를 이끄는 내부자들로부터 최근 몇 주 동안 많은 지지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LA타임스는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을 받으면서 오스카 역사에 남게 됐다"며 '기생충'은 "2009년 마더 이후 제작된 완전한 한국영화"라고 극찬했다. 또한 봉 감독이 지난달 5일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말한 '1인치 높이의 자막' 발언을 언급하며 "'기생충'이 외국어 진출작이라는 어려움에도 관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영화가 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기생충'은 올해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받아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인들도 '기생충'의 수상에 매우 기뻐하고 축하를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생충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축하하는 해외 스타들. /산드라 오 트위터, 지지 하디드 인스타그램 스토리, 트로이 시반 인스트그램 스토리 캡처

해외 매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스타들도 축하를 보내고 있다. '그레이 아나토미'에 출연한 한국계 캐나다인 배우 산드라 오는 트위터에 "'기생충' 축하한다. 한국인이라 너무 너무 자랑스럽다(Congratulations. so so proud be koren)"는 글을 올렸다.

오스트레일리아 팝 가수 트로이 시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봉준호가 나를 울렸다(Bong Joon Ho makes me cry)"는 글과 함께 봉 감독이 이날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은 사진을 올렸다.

모델 지지 하디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봉 감독이 수상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굉장히 행복하고 감동 받았다(Bong Joon Ho's wins tonight made the Oscars for me! so happy and touched by him)"고 덧붙였다.

munsuye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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