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하이틴 세대 겨냥한 청춘영화 대표감독 풍미
[더팩트|강일홍 기자] 담도암 투병 중 작고한 故 이규형 감독은 소설가로도 활동한 신문잡지 칼럼니스트 겸 저술가였다. 80년대 중 후반 하이틴 세대를 겨냥한 청춘 영화를 히트시키며 각광을 받았다.
청춘들의 사랑과 고민, 방황을 톡톡 튀는 시선으로 연출하며 청춘영화의 대표주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80년대 한국영화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을 때 자신만의 감각으로 시대를 연출했고, 그 의미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신일고등학교,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이 감독은 대학시절 시나리오 '사랑 만들기'를 완성하고, 문여송과 인연을 맺는 것을 시작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에는 유진선의 '내 사랑 짱구'(1984)와 김현명의 '욕망의 거리'(1985)를 집필하면서 시나리오 작가로 두각을 나타냈다. 1986년 '이규형 시네마'를 설립하고,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기획과 연출을 담당하며 첫 영화를 만들었다.
87년 개봉된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는 그해 최다 관객을 끌어모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 감독은 이 작품으로 그해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故 이규형은 지난 7일 저녁 10시 30분 지병으로 사망했다. 담도암으로 수술을 받은 후 투병 생활을 이어왔으며, 최근 암이 재발하면서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빈소는 인천 청기와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 7시 40분이다. 향년 62세.
8일 저녁 아내 팽현숙 씨와 빈소를 찾은 방송인 최양락은 "전성기 시절 천재적인 감각으로 뜨겁게 각광을 받은 감독이었지만 조문객이 몇명 안되는 쓸쓸한 빈소를 보며 한없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최양락은 이 감독의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어른들은 몰라요'(1988) '난 깜짝 놀랄 짓을 할거야'(1990) 등 세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난 깜짝 놀랄 짓을 할거야'에서는 아내 팽현숙씨와 영화속 실제 부부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3편의 작품에 출연한 것이 인연이 돼 이후에도 호형호제하며 가깝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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