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만찬', 김용민 발탁→하차 잡음.."경각심 가져야"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논란 끝에 KBS2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했다. /이새롬 기자

하차 김용민 "'거리의 만찬'으로 세상 아름다워지기를"

[더팩트 | 문병곤 기자] '거리의 만찬'이 새로운 시즌 MC를 발탁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거리의 만찬'의 새 MC로 발탁됐던 김용민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존경하는 양희은 선생께서 KBS2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하신 과정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제가 이어받을 수 없는 법"이라며 "어제 제작진께 사의를 표했습니다만 오늘 여러분께 확정지어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5일 KBS는 "'거리의 만찬'의 MC를 기존 가수 양희은, 방송인 박미선, 이지혜에서 김용민과 배우 신현준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용민은 자신의 SNS에 "부족한 제가 신현준 배우와 진행을 맡게 됐다. 2월 16일 첫 방송이다. 목소리 작은 이웃의 든든한 스피커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진행자 교체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도 안 돼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김용민이 과거 여성과 관련해 과격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으며, 앞선 '거리의 만찬 시즌1'이 여성 MC들의 시선으로 시사 이슈를 다뤄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KBS2 거리의 만찬 측이 진행자 교체를 예고하자 시청자들은 이에 반발했다. /KBS 제공

시청자들의 반발은 KBS 시청자권익센터의 게시판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청원인은 "김용민 씨는 '미국 여성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 있다. 공인으로서 가릴 말은 가리고, 논란이 될 것 생각해서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자 셋이 모이면 사회가 변한다.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가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글은 1만 개가 넘는 찬성을 받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KBS 시청자위원회는 6일 특별위원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제작진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공영방송에 부합하는 제작 현장의 성인지 감수성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 등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김덕재 KBS 제작1본부장은 김용민의 하차 사실을 언급하며 "새 시즌 방송 시점을 미루고 후임 진행자를 새로 찾는 등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정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작진들도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고자 하는 '거리의 만찬'이 지향하는 프로그램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청자 위원들은 김용민의 하차에 대해 "김용민 씨의 자진사퇴는 다행스럽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이창현 위원장은 "시청자위원회 특별위원회에서 제작진들이 진행자의 자진사퇴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렸지만 만시지탄적인 측면이 강하다. 앞으로 KBS 제작진은 출연자 선정을 할 때 경각심을 갖고 더욱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수 양희은(오른쪽)은 자신을 비롯한 방송인 박미선(왼쪽), 이지혜가 KBS2 거리의 만찬에서 일방적으로 잘렸다고 주장했다. /양희은 SNS 캡처

기존 진행자인 가수 양희은과 방송인 박미선, 이지혜가 일방적으로 하차를 통보받은 정황도 알려졌다. 6일 양희은은 자신의 SNS에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 아니다!"라고 적으며 자신을 비롯한 박미선, 이지혜가 잘린 사실을 밝혔다.

시청자들의 반발을 인식한 듯 KBS 측도 관련 회의를 열고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 달 19일 종영된 '거리의 만찬'은 한국 YWCA연합회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중 성평등 부문상,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한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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