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경, 남편 극단적 선택으로 채권 떠안아
[더팩트 | 문병곤 기자] 가수 양수경이 남편 故(고) 변두섭에게 상속받은 채권을 신고하지 않고 양도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판사는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수경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양수경의 정황 등을 고려해 벌금 수준은 900만 원에 그쳤다.
앞서 지난 2013년 양수경은 사망한 남편이 소유한 A 주식회사의 채권 98억 원을 상속받았다. 이후 2015년 A 주식회사를 경영하게 된 B 씨는 고인이 생전에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이유를 들며 양수경을 상대로 손해배상채무 소송을 제기했다. 양수경은 소송에서 패소했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변제를 요구받았다. 이에 양수경은 보유하던 채권 98억을 회사에 넘겼다.
하지만 A 주식회사는 하와이에 있는 한 회사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양수경은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외국환거래법상 국내 거주자가 해외 거주자와 채권매매계약을 하고 채권이 발생하면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양수경이 채권을 국외 법인에 양도하는 과정에서 신고해야 했음에도 한국은행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이어 재판부는 900만 원의 벌금형에 그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양수경이 2015년부터 A 회사를 경영하게 된 B 씨로부터 변두섭의 횡령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150억 원을 변제하기 위해 저지른 행위로써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다. 양수경이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연령, 성행,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외국환거래법 제29조 1항에 따르면 외국환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본거래를 신고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변두섭 전 회장은 1992년 10월 예당컴퍼니를 설립한 이후 최성수, 조덕배, 듀스, 룰라, 소찬휘, 녹색지대, 윤시내, 김흥국, 임상아 등 수많은 인기 가수들을 배출하며 회사를 키웠다. 하지만 대규모 횡령 사태가 벌어지면서 회사는 위기에 놓였고 결국 상장폐지됐다. 2013년 변두섭 회장은 이를 버티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양수경은 지난 2018년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에 첫 출연했을 당시 자신의 과거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친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몇 년 동안 동생의 얼굴이 앞에 있었다. 한 10년 동안 공황장애가 심각하게 왔다"며 "애들 아빠도 그랬다. 스스로 인생을 정리하는 것만큼 잔인한 건 없다. 남은 가족이 진짜 아프다"고 고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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