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제서 벌써 호평...관심 급증
[더팩트|박슬기 기자] 다가오는 2월, 센 영화들이 극장가를 찾는다. 제목만 봐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과 '사냥의 시간'이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 모두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개봉 전부터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어 기대를 높인다.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반란
전도연 정우성 주연의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배성우, 윤여정, 진경, 정만식, 신현빈, 정가람도 돈을 쫓기 위해 분투하는 캐릭터로 등장해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범죄극인 만큼 높은 수위를 자랑한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살인과 사체 유기, 청부 살인, 증거 인멸 등 범죄를 저지르는 장면과 폭력을 저지르는 장면이 이어지며 유혈 장면 등에서 유발되는 폭력성과 공포의 표현 수위가 높고, 모방위험 수위도 높아 청소년관람불가로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범죄도시' '1987' '악인전' 등 베테랑 제작진이 참여했다. '끝까지 간다' '그것만이 내세상' 등으로 생동감 넘치는 영화를 만든 김태성 촬영 감독과 '불한당' '1987' 등 섬세한 미장센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한아름 미술 감독이 참여했다. 또 '남과 여' '검사외전' 등의 조희란 의상 실장이 합류해 인물들의 심리를 의상에 잘 반영했다.
이처럼 베테랑 배우들과 실력 있는 제작진들이 함께한 덕분에 영화는 세계 다양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타이거 경쟁 부문 초청에 이어 제34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헤르윈 탐스마는 "숨 쉴 틈 없이 전개되는 상황에 매료됐다. 엄청난 배우들의 연기 활약은 물론, 블랙 코미디와 인간의 결핍에 대한 공감에서 오는 통찰력에 압도됐다"고 평가했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아티스틱 디렉터 티에리 조벵은 "로커 안에서 발견된 거액의 돈 가방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인간성을 잃게 만들고, 결국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짐승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나선형의 이야기를 펼쳐 놓은 한 권의 소설 같은 작품"이라고 칭찬했다.
김용훈 감독은 "점점 황폐해지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신선한 구조로 장르적 특색을 잘 살려내 서로 다른 이야기 같으면서도 알고 보면 숙명처럼 모두 얽혀있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2월 12일 개봉한다.
◆ '사냥의 시간', 대세들의 만남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등 충무로 '대세'가 총집합했다. 여기에 영화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 작품은 앞서 소개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보다 비교적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유혈을 동반한 총기 난사 장면들이 있으나 대부분 간결하게 처리되고 있고, 액션스릴러 장르 속에서 수용할 수 있는 수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사회라는 비현실적 설정으로 현실감이 다소 떨어져 공포와 폭력성은 다소 높고, 비루한 삶을 예고하는 캐릭터 설정을 위한 비속어 사용 및 흡연 장면 등도 고려해 15세이상관람가로 등급을 매겼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작품은 출연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관심을 사로잡는다. 안재홍은 이 작품을 위해 삭발에 탈색을 하고, 눈썹까지 밀었다. 최우식 역시 온몸에 문신을 그리는 등 그동안 보여준 밝은 이미지와 달리 어두운 분위기의 캐릭터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사냥의 시간'은 한국 영화로 최초로 이 섹션에 선정됐다. 집행위원장인 카를로 샤트리안은 "'사냥의 시간'은 극강의 긴장감을 자아내며 관객들이 한 치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스릴러"라고 평가했다.
윤 감독은 "'사냥의 시간'은 리얼리티보다 표현주의적 영화"라며 "캐릭터도 감정보다 상황에서 오는 추격전의 긴장감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야기 구조도 단순하고 직선적으로 구성했다. 기존의 한국 영화와 다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은 2월 개봉하며 날짜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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