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억의 여자' 후반부로 갈수록 혹평 이어져
[더팩트|문수연 기자] 산으로 간 '99억의 여자'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기한은 2주 남았다.
지난달 4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는 배우들의 열연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호평을 받았던 초반과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조여정 등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99억의 여자'는 우연히 현찰 99억을 움켜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23.8%(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로 종영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은 '동백꽃 필 무렵'의 후속작이자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배우 조여정의 차기작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기대에 걸맞게 첫 방송부터 불륜 관계인 친구 남편 이재훈(이지훈 분)과 함께 우연히 99억을 발견한 정서연(조여정 분)의 탐욕스러운 모습과 그의 남편 홍인표(정웅인 분)의 가정폭력, 집착 등 자극적인 요소가 흥미롭게 그려졌다.
호평이 쏟아졌고 시청률은 7.2%로 시작해 6회에서 11.3%를 기록하며 방송 2주 만에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극찬을 받았다. 타이틀롤인 조여정은 생동감 있는 연기로 캐릭터의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김강우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분노부터 연민, 사랑까지 모두 완벽하게 그려냈다. 정웅인의 강렬한 악연 연기와 우아하고 차가운 캐릭터를 맡은 오나라의 연기 변신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이야기가 산으로 갔다.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99억을 움켜쥐려던 정서연은 오로지 돈에만 집착하는 모습으로 변했고, 불필요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해 99억 쟁탈전을 벌이며 개연성을 무너뜨렸다.
심지어 총격전에 생매장까지 무리한 설정이 계속해서 등장했고, 진지하고 무거운 전개에 어울리지 않은 배경음악은 몰입을 더욱 방해했다.
결국 지난 9일 방송된 23회는 6.8%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고 시청자들도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쓰레기 대본에 구멍 없는 명연기자들"(imag****), "처음엔 아주 재미있다가 맥락이 없어짐. 짜 맞추기도 어려워짐"(zaza****), "이제부터라도 재미난 전개를 펼쳐봅시다"(yaki****), "뭐 이리 재미없는 드라마가 다 있나? 난 이제 그만 보련다"(김여사)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명배우, 전작 후광 효과 등 여느 드라마보다 앞선 시작점에서 출발한 '99억의 여자'는 대본과 연출이 갈피를 못 잡으면서 배우들의 열연만 안타까운 드라마로 전락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99억의 여자'는 지난 9일 24회가 방송됐고 8회를 남겨뒀다. 매주 수, 목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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