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21세기 비틀스'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 대한민국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일곱 명의 소년들이 하나로 뭉쳐 글로벌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SNS 리트윗을 기록한 연예인이자 트위터 최다 활동 음악 그룹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오른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어떻게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을까. <더팩트>는 BTS가 정식 데뷔한 2013년 6월 이전까지 멤버들의 흔적을 찾아 성장기를 조명한다. <편집자 주>
부산 회동동에서 나고 자란 지민, 슈퍼스타 되기 위해 현대무용 배워
[더팩트|부산=박슬기 기자] 1995년 10월 13일 부산 금정구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평범하게 자랄 줄 알았던 그 아이는 춤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스트릿 댄스부터 현대무용까지 다양한 종류의 춤을 섭렵했다. 지독한 연습벌레였다. 이는 그의 밑거름이 됐고, 2019년 현재 전 세계를 사로잡는 스타가 됐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이야기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민의 고향 부산을 직접 찾아 성장기 흔적을 되짚어봤다. 그의 남다른 춤 실력은 어릴 적부터 유명했다. 부산에서 만난 한 지인은 "타고난 실력도 있지만 정말 많은 노력과 연습을 했다. 그게 지금의 지민을 만든 게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춤 선이 예쁘기로 소문난 실력파 댄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연습이었다.
지민은 17살이던 2011년 고1 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발탁되기 전까지 금정구의 한 동네에서 살았다. 지금은 폐교한 회동초등학교와 윤산중학교에 다녔고, 현대 무용을 배우면서 부산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지민이 다닌 회동초등학교, 지금의 회동마루(부산영양교육체험관)는 부산 금정구 회동동에 있다. 부산 시내버스 179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었다. 주변에는 작은 공장들이 즐비했고, 인적은 드물었다. 꽤 외진 곳에 있어 찾아가기 쉽지 않았지만 지민의 효과로 부산의 새로운 관광 장소로 떠오르고 있었다.
이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였을까. 방문객은 보이지 않았다. 어떤 곳인지 궁금해 간간이 발을 들이는 한, 두 명의 동네 주민이 다였다. 사실 회동마루는 예약을 하고 가야하는 체험관이다. 이를 알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방문한 기자는 운 좋게도 관계자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회동마루의 한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교육연수 차원에서 방문한다. 그래서 항상 바쁜데, 오늘은 그나마 시간이 비었다. 운이 좋다"고 말했다.
회동초등학교는 없지만, 회동마루에서도 지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1층에 있는 홍보 영상 속에서 지민이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회동마루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월에 부산에서 방탄소년단 팬미팅이 열렸는데 그때 많은 방문객이 다녀갔다"며 "서울, 김천, 용인, 성남, 울산 등 전국 각지는 물론이고 일본, 중국, 대만 등 다양한 나라에서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지민은 회동초등학교의 폐교 소식을 듣고 후배들을 위해 뜻깊은 선물을 전달했다. 2018년 2월 마지막 졸업식날 그는 전교 60명에게 방탄소년단 사인 CD와 졸업생 10명에게 중학교 교복비를 지원했다.
이후 지민은 폐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난 4월에 개관한 회동마루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지민이 응원하는 영상은 유튜브에 게재한 지 하루 만에 조회 수 1만 뷰 이상을 기록했다.
접근이 쉽지 않은 위치에 있음에도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지민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싶은 희망으로 회동마루를 방문하고 있었다.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팬들의 성지순례 코스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며 "부산에서도 동쪽 끝쪽에 있고, 주변에 공단이 많아서 찾아오기 힘든데 많이들 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민의 추억이 깃든 회동초등학교는 더 이상 없었지만, 그가 어릴 적 뛰어놀았을 운동장과 동네 거리의 정취는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회동동의 한 주민을 통해 지민의 아버지 역시 이 동네의 추억을 가슴 한 켠에 안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회동마루를 나서는 길에 <더팩트>와 만난 한 주민은 "지민의 아버지가 가끔 놀러 온다. 옛날 추억 때문인지 동네 주민들과 만나 밥도 먹고 담소도 나누다 간다"며 "이 동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psg@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