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 수사, 기획사로 확대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한 몸과 같은 친구 사이. 한 명은 밝은 세상에서 출세를 향해 나아가고 한 명은 어둠의 세계에서 그를 조력한다. 영화나 만화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스토리다. 그룹 X1(엑스원)과 '프로듀스X101'의 지난 2달 반의 행보가 이와 닮았다.
엠넷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진 지 두 달이 넘었다. 경찰 수사는 CJ ENM에서 시작해 각 기획사까지 확대됐다. 그 사이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그룹 X1은 데뷔 앨범 초동 52만 장(한터차트)를 넘었고 음악방송 9관왕을 달성했다. 완벽한 음지와 양지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일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의혹과 관련해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획사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스타쉽, MBK, 울림이 압수수색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쉽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프로그램 순위 조작 의혹과 관련해 CJ ENM을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협력사들도 일괄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찰의 협조 요청에 대해 성실하게 참여할 예정이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프로듀스X101'은 점점 숨통이 조여지는데 이를 통해 탄생한 그룹 X1은 성공적으로 첫 활동을 마치며 여러 우려를 기우로 만들었다.
X1의 시작은 불완전했다. 최종 11인이 결정되자 마자 조작 의혹이 불거졌고 최종 11인이 지금의 11명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시작됐다. 수사 결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국민 프로듀서의 의심'이 생긴 것만으로도 X1에 대한 정당성은 훼손됐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프로듀스X101'이 이전 시리즈에 비해 관심과 주목도가 떨어졌고 투표 조작 의혹까지 나왔지만 최종 선발된 11명을 응원하고 투표한 이들 역시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팬덤의 화력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엠넷은 투표 집계 과정에 오류는 있었지만 순위 자체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던 바 있다.
실제로 조작이 있었다고 해도, 그 수사 대상이 다른 시리즈까지 옮겨가도, '프로듀스X101'이 모든 비난을 감내하더라도, 순위에는 변동이 없어야 X1만큼은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엠넷 측의 바람과 달리 상황은 불리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급기야 1일 CBS 노컷뉴스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프로듀스X101' 데뷔조로 선발된 11명 가운데 일부 연습생의 최종 득표수가 실제로는 탈락군에 속했던 사실을 파악했다'고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과연 X1은 계속 양지에서 많은 응원 속에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경찰 수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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