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4000억 신시대③] 상장 '걸림돌'은 BTS 수익 편중, 관건은 '후속타'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4월 인천시 남동구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U⁺5G 더팩트 뮤직 어워즈(U⁺5G THE FACT MUSIC AWARDS, TMA)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기념공연을 펼치고 있다. /더팩트 사진영상기획부

연매출 122억 원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3년 만에 4000억 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공연 티켓 판매로만 매출의 절반 가량을 벌어들였고 신사업 분야 투자도 활발하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뿌린 씨앗이 올해를 기점으로 활짝 꽃피고 있다. 급성장을 이룬 만큼 우려도 있다. BTS에 국한된 수익 구조와 새로운 콘텐츠의 흥행 여부 등이 관건이다. 최근 사업설명회를 통해 공개한 청사진을 중심으로 빅히트가 일궈낸 연매출 4000억 시대의 경제적 가치와 미래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빅히트 폭발 성장을 바라보는 우려와 기대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빅히트의 성장 속도는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증권가는 현재 빅히트 한 회사가 상장 엔터테인먼트기업 4사인 SM(25일 기준 시가총액 7302억 원), JYP(7667억 원) YG(4149억 원), FNC(1057억 원)의 시가총액 모두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평을 내릴 정도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은 BTS의 성공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BTS와 빅히트의 예상 경제 가치를 각각 최대 5조 원, 2조 원대 수준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빅히트는 여전히 상장 계획이 없다. 지난해 VC 엑시트(벤처캐피탈급 회사가 투자자나 창업자가 회사에 투입한 자금을 회수해 스타트업 수준에서 졸업하는 것을 의미)를 단행했다. IPO(기업 공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극에 달했던 때 상장 의지를 드러내지 않은 것보다 더욱 소극적이라는 평가도 나오는 이유다.

기존 빅히트 주주들의 행보도 상장 의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빅히트는 최근 3년 간 별도 외부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 지난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넷마블 역시 기존 투자자들의 구주를 인수한 형태의 투자로 진행됐다. 이미 한 차례 손바뀜이 있었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들도 매각에 대해 소극적인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만큼 자금이 탄탄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려도 공존한다. 상장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상장 의지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자 투자 심리가 사그라들면서 BTS에 국한된 수익 구조를 살펴보기 시작한 까닭이다. 실제로 BTS 공연과 앨범판매, 굿즈 사업 등이 현재 빅히트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히트의 아이돌 그룹 수명이 길지 않고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 BTS 외 아티스트의 현재 인기 등을 고려하면 빅히트가 급성장 기조를 언제까지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시각을 보내는 모습이다.

미국 빌보드뉴스에 따르면 빅히트가 올해 BTS의 월드투어 콘서트를 통해 벌어들인 티켓 매출이 1000억 원에서 1100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올해 빅히트가 사업설명회를 통해 밝힌 상반기 매출(2001억 원)의 절반에 달한다. 이 외 BTS IP가 활용된 굿즈 사업이나 2차 창작물에 대한 경제 효과 등을 합산하면 빅히트의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편중돼 있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빅히트가 외부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도 충분히 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는 데는 그만큼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빅히트의 매출구조가 거의 BTS에 편중돼 있어서 이것이 위험 요소로 꼽힌다. BTS의 활동에 제약이 생길 경우 빅히트의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연예계 일각에서는 특히 병역 대상자인 BTS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가 향후 빅히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글로벌 월드투어를 통한 수익 비중이 큰 상황에서 멤버 진(1992년생)과 슈가(1993년생)가 내년부터 해외 일정 소화에 제약이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병역 대상자가 27세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1회에 6개월 이내 해외여행을 허가하고 있지만 이것도 횟수 제한 없이 총 2년을 넘을 수 없다. 그간 BTS 월드투어 일정 등을 고려하면 해외 체류 기간에 대한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멤버 전원 동반입대설도 나오고 있는 이유다.

빅히트의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지난 3월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데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동률 기자

빅히트는 ‘포스트 BTS’에 대한 우려를 축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등 리스크 해소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월에는 보이그룹인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데뷔했고. ‘음원 강자’로 군림한 걸그룹 여자친구를 한 식구로 받아들이는 등 ‘포스트 BTS’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CJ ENM과 합작법인 빌리프랩과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해 데뷔전부터 팬덤이 확보된 아이돌 그룹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YG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할 때에도 빅뱅의 회사내 매출 비중이 75%가 넘어 거래소 심사에 애먹었던 사례가 있다"며 "글로벌 월드스타로 거듭난 BTS의 인기가 여전하지만 향후 잠재적 공백 등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 시장과 잠재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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