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4000억 신시대②] BTS 성공 딛고 멀티 플랫폼 회사 거듭날까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4월 인천시 남동구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U⁺5G 더팩트 뮤직 어워즈(U⁺5G THE FACT MUSIC AWARDS, TMA)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기념소감을 말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연매출 122억 원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3년 만에 4000억 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공연 티켓 판매로만 매출의 절반 가량을 벌어들였고 신사업 분야 투자도 활발하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뿌린 씨앗이 올해를 기점으로 활짝 꽃피고 있다. 급성장을 이룬 만큼 우려도 있다. BTS에 국한된 수익 구조와 새로운 콘텐츠의 흥행 여부 등이 관건이다. 최근 사업설명회를 통해 공개한 청사진을 중심으로 빅히트가 일궈낸 연매출 4000억 시대의 경제적 가치와 미래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방시혁 빅히트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빅히트의 향후 목표와 사업 가치 등을 설명하고 있다. /빅히트 제공

음악 산업 확장…사업 다각화 '노선 변경'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빅히트가 꿈꾸는 것은 음악 산업의 혁신이며 더 큰 목표가 있고 비전이 있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이사)

방시혁(47) 대표가 또다시 새로운 씨앗을 심을 작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주력 사업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확대는 물론 BTS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멀티 플랫폼 시장 진출, 사옥 확장 이전 등 새로운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아티스트 육성 방침과 상당히 다른 부분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거침없는 사업 확장이 과연 어떤 결과를 빚을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방시혁 대표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로 음악업계에서 입지를 다진 후 독립해 차린 빅히트에서 BTS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엔터테인먼트 사업만을 고집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등 음악이 아닌 다른 직종 사업의 투자가 없었고 오롯이 소속사 아티스트 육성을 위해 음악 산업에만 전념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올해 빅히트는 유지했던 노선을 변경했다. 글로벌 티켓파워를 입증하며 월드스타로 거듭난 BTS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산업에 손을 뻗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인수해 주력 사업을 확대함은 물론 게임업체 인수, BTS IP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 굿즈 사업 등 멀티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마치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빅히트 관계도 그래픽 참조>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먼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는 BTS를 잇는 '후배 월드스타' 양성 계획이 눈에 띈다. 걸그룹 '여자친구'의 소속사 쏘스뮤직을 식구로 받아들였다. BTS에 집중된 사업 구조에 다양성을 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방시혁 대표와 소성진 쏘스뮤직 대표는 업계에서 오랜 기간 동안 매니지먼트와 제작 분야를 협업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방시혁 대표와 소성진 대표는 이후에도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마침내 한식구가 됐다. 지난 2012년 데뷔했던 빅히트의 첫 걸그룹 '글램'의 데뷔도 둘의 협업이 이뤄진 결과다.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던 굿즈 사업도 확대할 전망이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굿즈 사업은 BTS의 글로벌 인기에 따라 빅히트 수익에서 이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빅히트가 굿즈 사업과 관련해 폐쇄적인 운영으로 잡음을 보이고 있다는 일부 팬들의 지적도 있지만 매출의 30% 가량이 굿즈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만큼 사업 확장에 대한 투자도 진행될 전망이다.

업종이 다른 신사업 투자도 눈길을 끈다. 빅히트는 스마트폰 게임 '피아니스타', '유미의세포들' 등으로 알려진 리듬게임을 주력으로 제작하는 음악게임업체 수퍼브를 인수해 멀티 플랫폼 시장에 뛰어든다. 수퍼브의 오민환 대표 역시 소성진 대표처럼 이미 방시혁 대표와 협업한 경력이 있다. 과거 오민환 대표가 몸담았던 게임업체 달콤소프트는 BTS IP를 활용한 리듬게임 'Super Star BTS'를 출시한 회사이기도 하다. 향후 빅히트의 울타리 안에서 어떤 형태의 게임을 내놓을지 주목도가 높다.

여기에 비엔엑스, 빌리프랩, 비오리진 등 빅히트의 기존 자회사에도 힘을 싣는다. 비엔엑스는 출시와 함께 사용자 200만을 돌파한 글로벌 팬 커뮤니티 위버스와 MD(MerchanDise) 스토어 위플리를 서비스하고 비오리진은 출판물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집중한다. 빅히트와 CJ E&M이 자본금 70억 원을 투입해 설립한 빌리프랩은 글로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특히 빅히트 자회사의 수장을 맡은 서우석 비엔엑스 대표와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가 각각 IT와 마케팅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방시혁 대표의 기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서우석 대표는 배달어플 '요기요'를 만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최고기술자(CTO) 부사장을 역임했고, 김태호 대표는 네이버와 마케팅회사 도모브로더, 카풀서비스업체 풀러스 등에서 신사업과 마케팅 전략 업무를 담당해온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서우석 대표는 지난달 21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상반기 빅히트 사업설명회에서 방시혁 대표, 윤석준 빅히트 사업총괄 공동대표와 함께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BTS IP를 활용한 다큐멘터리 영화 BRING THE SOUL : THE MOVIE(브링 더 소울 : 더 무비)의 포스터. 영화는 지난달 7일 개봉해 5일간 총 33만620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빅히트 제공

빅히트와 BTS의 IP를 활용할 스토리텔링 영역의 확장도 눈길을 끈다. 빅히트는 극장에서 개봉해 화제를 모은 'BTS 영화'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BTS 드라마'를 내놓는다. 드라마 '추노', '올인' 등을 제작한 초록뱀미디어와 공동 제작할 예정이다. 이 외 웹툰, 소설, 게임, 애니메이션, 코믹북, 3D영화 등이 구상 단계를 마쳤다. 빅히트 2대 주주인 넷마블과 함께 BTS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빅히트 관계자는 "콘텐츠를 활용한 멀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업계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히 음악 레이블이나 사업을 늘리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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