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 우디 케이시 잔나비 HYNN 등 올해 깜짝 히트곡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대중성의 척도' 자격을 상실한 음원차트에서 이제 '사재기' 논란도, '누구냐'는 댓글도 무의미하다. 깜짝 히트곡만 올해 10곡이 넘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16일 음원차트에 다소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전상근. 그가 지난 8일 발표한 '사랑이란 멜로는 없어'는 16일 오전 한때 멜론 실시간 차트 톱10에 진입했다. 이 곡은 올해 10번째 깜짝 히트곡(음원차트 톱10 기준)이 됐다.
이 곡을 두고 '뜰 가수가 떴다'며 반기는 이들 속에 '대체 누구냐'며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섞여 있다. 팬들은 '알 만한 사람은 이미 안다'고 말하지만 차트에서 그의 이름이 낯선 것은 사실이다. 낯설지만 SNS에서 주목을 받은 것도 맞다.
지난해만 해도 낯선 가수의 이름이 차트 상위권에 등장하면 곧바로 '사재기'라며 집중포화를 맞았지만 올해는 덜하다. 희귀했던 역주행 또는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가 많아졌고 생소했던 SNS 홍보 방식이 많이 알려지면서 익숙한 상황이 됐다.
1월엔 하은 '신용재'가 발표 2달여 만에 가온 월간 차트(이하 동일 기준) 5위에 올랐고, 2월엔 우디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이 1위에 올랐다. 3월 차트 1, 2위는 역주행 곡인 엔플라잉 '옥탑방', 케이시 '그때가 좋았어'였다.
역주행&갑툭튀는 계속 이어졌다.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는 4월 3위에 이어 5월 1위였고 임재현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은 발표 9개월 만인 6월 차트 2위에 올랐다. 7월 차트엔 송하예, 8월 차트엔 황인욱, 9월 차트엔 HYNN과 전상근이 주인공이다.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은 수십만이 넘는 팔로워 수를 보유한 여러 SNS 음악 페이지를 통해 노출됐고 화제가 됐던 곡이다. 아이돌 팬이거나 음원차트 톱100만 듣는 이들이라면 생소한 가수지만 SNS상에서는 '주목받아야 마땅한 가수'로 신분 자체가 다르다.
여기에 더해 음악을 듣는 창구가 다양화되면서 SNS에서의 반응이 음원차트에 좀 더 손쉽게 반영되기 시작했다. 퍼포먼스가 곁들여져야 하는 댄스곡은 영상 플랫폼 유튜브로 스트리밍 빈도수가 넘어가는 추세이고 그렇다 보니 음원차트는 발라드 강세다.
SNS 홍보가 정당한지 아닌지는 차치하고 올해 역주행&갑툭튀 곡이 늘어나고 그 곡들이 모두 감성 곡들인 것은 그러한 흐름 속에서 생겨난 변화로 볼 수 있다. 낯선 가수의 곡이 주목받는 걸 두고 언제까지 '대체 누구냐'고 따져 물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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