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유재석의 도전은 '무한도전' 종영부터

방송인 유재석이 다양한 채널의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있지만 성과는 좋지 않다. /이선화 기자

유재석, '유퀴즈 온 더 블럭'·'일로 만난 사이'로 호평

[더팩트|문수연 기자] 국민 예능 '무한도전'을 12년간 이끌며 국민 MC가 된 개그맨 유재석. '무한도전' 종영 후 가장 궁금한 건 그의 행보였다. 의외로 그는 안정적인 길이 아닌 도전적인 길을 선택했고 지금도 묵묵히 그 길을 걷고 있다.

유재석은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에서 활동했다. 종편 JTBC '요즘애들', 케이블 tvN'유 퀴즈 온 더 블럭'과 '일로 만난 사이'를 비롯해 넷플릭스 예능 '범인은 바로 너!'에 출연하며 웹 예능에도 도전했다.

그동안 MBC '무한도전', KBS2' 해피투게더', SBS '런닝맨' 등 장수 인기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던 그가 새로운 채널에 도전하자 관심이 집중됐다. 종편, 케이블이 지상파와는 또 다른 색을 가진 만큼 새로운 환경에서 유재석이 보여줄 모습에도 기대가 쏟아졌다.

특히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진행자 역할을 해왔던 유재석이 '범인은 바로 너!'라는 새로운 포맷에 도전하면서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드라마처럼 세팅된 설정에 유재석이 플레이어가 돼 추리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개 후 시청자 반응은 냉담했다. 프로그램 안에서 유재서의 모습은 '런닝맨'에서와 별 다를 바 없었다.

'범인은 바로 너!'뿐만 아니라 그는 여러 새 프로그램 속에서 늘 기존 캐릭터를 고수했다. '미추리'는 '패밀리가 떴다'를 떠올리게 했고 '요즘애들'에서는 그동안 해왔던 진행자 역할을 했다. 늘 비슷한 유재석의 모습에 실망한 시청자들은 가차없이 채널을 돌렸고 처참한 성적이 이어졌다.'

'요즘 애들'은 자체 최고 시청률이 2.3%(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에 그쳤다. 동시간대 방송됐던 '히든싱어5'가 7.9%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또 SBS '미추리'는 지상파에 금요일 밤 편성임에도 2.4%로 조용히 종영했다. 후속 프로그램인 '전설의 빅 피쉬'가 1회부터 4.2%를 기록한 것을 보면 편성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MBC 놀면 뭐하니?가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유재석은 물론 김태호 PD까지 질타를 받고 있다. /MBC 제공

지난 7월 27일 MBC '놀면 뭐하니?'가 공개되고 난 후에는 시청자의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재회하는 만큼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렸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과 반응을 얻고 있다.

릴레이 Vlog(비디오 웹로그)로 구성된 '놀면 뭐하니?'는 특별한 콘텐츠 없이 연예인들 스스로가 찍은 일상이 프로그램 전체를 구성했다. 첫 번째 주인공인 유재석은 프로그램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등장하더니 진행까지 맡게 됐고, '유재석 인맥'으로 채워진 출연진 구성은 시청자에게 지루함을 안겼다.

쏟아지는 혹평에 제작진은 변화를 시도했다. 유재석의 드럼 비트를 시작으로 뮤직 릴레이를 펼쳐 곡을 완성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돌아선 시청자의 마음을 잡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놀면 뭐하니?'는 지난주 3.6%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며 굴욕을 맛봤다.

유재석이 시민들의 일을 돕은 프로그램인 tvN 일로 만난 사이가 호평을 받고 있다. /tvN 제공

하지만 유재석의 또 다른 프로그램인 '유퀴즈 온 더 블럭2'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재석의 모습에서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시민과 길거리 인터뷰를 하며 소통하는 데서 그의 진가가 발휘됐다. 편안한 진행 덕에 시민들은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었고, 이들의 이야기는 안방극장에 감동은 물론 웃음까지 선사했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된 '일로 만난 사이'도 호평 속에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길에서 시민들을 만나던 유재석은 이제 시민들의 일터로 직접 찾아가 일을 도왔고 '휴머니즘'을 강조하며 좀 더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여기에서도 유재석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 바 없다. 그와 친분이 두터운 연예인들이 매회 게스트로 출연해 함께하는 모습도 색다를 게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유재석의 인맥보다는 노동에 초점이 맞춰졌고, 고된 노동에서 오는 뿌듯함 등 다양한 감정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면서 호평을 얻고 있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유재석 특유의 유머 코드와 게스트와 나누는 진솔한 대화 등도 프로그램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시청률도 나쁘지 않다. 4.9%로 시작해 2회에서도 4.5%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유재석이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프로그램의 지향점에 따라 그의 모습은 고리타분하게 보일 수도 있고 '역시 유재석'이라는 반응을 얻을 수도 있다. 시청자들이 진짜 그에게 원하는 건 무엇일까. 답은 성적표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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