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 "'웰컴2라이프' 촬영, 최대한 김 PD에 맞춰 연기해"
[더팩트|김희주 기자] "감독님! 제발 그 말만은 하지 말아 주세요!"
배우 정지훈이 마이크를 잡은 김근홍 PD를 필사적(?)으로 만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PD는 얼굴까지 빨개진 채 웃음을 참으며 "이 말만은 해야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 PD가 드라마 '웰컴2라이프' 기자간담회에서 정지훈에 관해 그토록 공개하고 싶었던 일화는 무엇일까.
2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웰컴2라이프'(연출 김근홍·심소연, 극본 유희경)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근홍 PD, 정지훈, 임지연, 곽시양, 신재하가 참석했다.
'웰컴2라이프'는 오로지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 이재상(정지훈 분)이 사고로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이다. 지난달 5일 처음 방송된 후 방영 4회차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 6.8%를 기록하며 현재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 정지훈과 김 PD는 서로를 향한 유쾌한 칭찬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정지훈은 먼저 "촬영 초 'PD님이 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지?'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서운함을 느꼈다고 고백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저를 캐스팅하려 할 때는 저 없으면 안 될 것이라고 얘기해주시다가 정확히 두 번째 촬영 날부터 달라지셨다. 스태프와 후배 배우들이 몇 십 명이 있는 현장에서 저에게 '그렇게 연기하며 안 된다'고 크게 말씀하셔서 정말 충격받았다"라며 "하지만 PD님은 저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누구든 그렇게 하시더라. 그런 모습을 보며 '내가 PD님에게서 지면 이재상을 계속 소화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신뢰감과 신용이 생기더라"고 밝혔다.
이를 듣던 김 PD는 고개를 떨구고 미소만 지으며 경청했고, 정지훈은 계속해서 대답을 이어갔다. 정지훈은 "요즘 저와 세상 밖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창구는 PD님이다. PD님이 저에게 쓴소리를 하면 '아, 어제 방송된 분량의 시청자 반응이 안 좋구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무조건 PD님의 말을 받아들이며 순종적이게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결국 김 PD도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마이크를 잡고 끼어들었다. 김 PD는 "한 마디 말씀을 드리자면, 정지훈 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한 말이 있다"라고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자 정지훈은 김 PD의 팔을 잡고 "제발 그 말만은 하면 안 됩니다, 감독님! 그건 안 돼요!"라고 여러 차례 외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김 PD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그는 "저는 처음에 정지훈 씨한테 한 달 동안 '웰컴2라이프' 출연을 거절당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김 PD는 "그러다 한 달 정도 후에 정지훈 씨가 비행기에서 다시 대본을 보고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저에게 말하더라. 자신은 '독립영화든 단편영화든 좋으니 이제 막 연기를 배우는 학생들처럼 처음부터 다 다시 시작해서 연기를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 정말 연기를 향한 열정과 욕심이 넘치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민망한 듯 고개를 떨군 정지훈을 보며 김 PD는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정지훈 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장면이든 모두 철저히 연습을 해온다. 그 전날 잠을 못 자도 다음날 촬영장에 절대 지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제 앞에서 준비해온 서너가지 리허설을 보여주는데, 그러면 '최대한 이 배우를 도와주자. 모니터링도 해주고 이야기도 들어주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까지 열심인데 제가 어떻게 이 배우에게 신경을 안 쓸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자 정지훈은 두 손을 내저으며 "정말 죄송한데, 딱 한마디만 더 하겠다. 저는 단편·독립영화가 좋아서 하겠다는 거지, 다른 뜻은 없다. PD님이 오해의 소지가 있게 말씀하셨다"라고 말했고, 김 PD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도 맞다"고 말해 또 한 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렇듯 서로를 향한 신뢰와 작품을 향한 애정으로 가득한 연출진, 출연진이 만난 '웰컴2라이프'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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