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역사 속 잊힌 그들의 이야기 '장사리' '봉오동 전투'

영화 봉오동 전투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는 알려지지 않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봉오동 전투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포스터

관객, 한일관계 악화에 역사 영화 '관심 UP'

[더팩트|박슬기 기자]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역사 속 영웅들을 아십니까?

9월 개봉할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 김태훈)과 지난 7일 개봉한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가 공교롭게도 역사 속 잊힌 인물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상징성을 띠는 영웅이 아닌 평범한 인물들에 집중해 현실성을 더했다. 최근 한일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지면서 우리가 몰랐던 역사 속 이야기는 애국심을 더 끓어오르게 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평균나이 17세, 훈련 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된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영화다. 워낙 극비리에 진행된 전투라 기록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아울러 많은 이들의 희생 역시 역사의 기록에서 찾아 볼 수 없다. 영화는 역사 속 숨겨진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전투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만들어졌다.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은 지난 21일 열린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제작보고회에서 "평안남도 출신인 아버지가 19살 때 피난 와서 고생한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고, 남북 분단을 지금까지 가슴 아파하는 저로서 이 이야기는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찍었다"고 했다.

772병의 학도병들이 장사리 전투를 위해 준비하는 모습.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극 중 유격대의 리더 이명준 대위 역을 맡은 배우 김명민은 "장사리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지만 어딜 찾아봐도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며 "이명준 대위의 실존 인물인 이명흠 대위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중요한 역사적 전투와 가슴 아픈 숭고한 희생정신들이 기억 속에 묻혔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실존 인물인 학도병 772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분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사리 전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됐다. 영화에 대한 판단은 관객의 몫이지만 작품을 통해 역사 속 가려진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점이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어제까지도 농사를 짓던 이들이 모여 오직 승리만을 위해 분투한다. 출신 지역도, 나이도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목표는 같다.

독립군들이 모여 일본군과 전투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영화 봉오동 전투 스틸

이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관객의 지지를 받았다. 8월 15일 광복절과 개봉 시기가 겹친 데다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만큼 나라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아울러 우리가 알지 못한 평범한 인물들의 노고와 희생은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29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은 461만 6181명을 기록했다.

'봉오동 전투'를 연출한 원신연 감독은 인터뷰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의 지배정책에 대해서는 열 페이지가 기록돼 있는데, 저항의 역사와 승리의 역사에 대해서는 두 페이지 밖에 나와 있지 않았다. 저항과 승리의 역사를 이야기해야 희망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되지 않았던 독립군들이 원했던 건 뺏긴 것을 되찾기 위해서, 또 더 이상 뺏기지 않기 위해서였다"며 "아주 작지만 원초적인 그것을 위해, 기록되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을 의미 있게 조명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처럼 '봉오동 전투'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역사 속에 잊힌 것들을 끄집어내면서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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