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넘어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이제 영상물은 포화 상태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유튜브인데요. 유튜브에서 빠르게 성공을 거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걸까요? <더팩트>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편집자 주>
딩고 "신규 콘텐츠 제작에 에너지 집중"
[더팩트|문수연 기자]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다. 지하철에서도, 카페에서도, 길에서도 사람들이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은 이제 흔하게 볼 수 있다. 유튜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플랫폼인 만큼 개인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하고 방송사에서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모바일 소셜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유튜브 좀 봤다' 하는 사람들이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딩고가 있다.
딩고는 메이크어스가 만든 미디어 브랜드다. 10~30대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음악, 영화, 뷰티, 스타일, 드라마 등 다양한 영역에서 모바일 소셜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27개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세로라이브', '이슬라이브', '100초' 등의 콘텐츠를 비롯해 아티스트와 협업해 음원까지 출시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딩고. 전 채널 누적 구독자 수는 3,500만을 넘어섰고, 유튜브 채널 총 조회수는 약 25억 7천만에 달한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딩고의 제작 환경은 어떨까. <더팩트>가 직접 딩고를 찾아가 봤다.
딩고 사무실 내에 있는 카페테리아에 들어서자 자유롭게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직원들, 휴식을 취하는 직원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입구에서 조금 더 발걸음을 떼니 미팅룸이 보였다. 이곳에서 김지애 메이크어스 제작본부장과 정우초 메이크어스 사업개발본부 음악사업팀장을 만났다.
딩고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콘텐츠는 '세로라이브'다. 딩고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효자 콘텐츠이기도 하다. 김 본부장은 '세로라이브' 탄생 배경에 대해 "핸드폰 화면이 세로라 16:9 영상을 크게 보기 위해서는 돌려서 봐야 한다. 번거롭다는 의견이 많더라. 그래서 세로 프레임으로 제작을 해보게 됐다. 클릭하지 않고 볼 수 있도록 기획한 거였다. 또 영상을 볼 때 소리를 듣지 않고 미리 보기로 보는 사람이 많아서 자막에도 신경을 쓰게 됐다. 불편한 것들을 제외하면서 콘텐츠를 기획하다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로라이브'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세로 프레임이 실제로 내 앞에서 불러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 또한 딩고가 의도한 것이었다. 또, '내 손 안의 콘서트'라는 콘셉트에 맞추기 위해 촬영하며 녹음할 때도, 후반 작업에서 믹싱할 때도 현장성을 최대한 살렸다.
김 본부장은 "'세로라이브' 같은 경우, 촬영 시간 자체는 1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기획부터 제작 단계가 굉장히 짧다"며 "기획부터 완성까지 하루가 걸리지 않을 때도 있다. 가수에 따라 1~2 테이크(Take) 안에 끝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세로라이브'와 더불어 술자리에서 라이브를 보여주는 '이슬라이브'도 딩고의 초기 콘텐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슬라이브' 또한 현장성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김 본부장은 "이슬라이브' 같은 경우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풀리면 PD 2~3명이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는다. 그러면 아티스트들도 깜짝 놀라곤 한다. 휴대폰으로 찍으면 현장성이 더 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다. 촬영처럼 모든 걸 세팅하고 찍었으면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나오지 않았을 거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문득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콘텐츠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아티스트에게 지급되는 출연료에 대한 것이었다. 조심스럽게 질문을 꺼내자 김 본부장은 "출연료는 저희나 아티스트들이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로라이브', '이슬라이브'가 SNS에서 주목받으면서 음악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있다는 걸 아티스도 알게 된 거다. 오히려 출연하고 싶다고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딩고는 아티스트들이 공개한 음악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넘어, 아티스트와 협업해 음악과 영상을 만드는 단계까지 왔다. 이게 바로 음악사업팀에서 하는 일이다. 영상만으로 한계가 있는 수익 부분을 메워주기도 하고, 자체 콘텐츠로 딩고만의 색깔을 만들기도 한다.
정 팀장은 2017년 6월 음악사업팀의 기반이 다져졌다며 "이후 조금씩 음원을 발매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으로 음악 사업이 시작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음원 성적이 가장 좋았던 건 인디고뮤직과 협업한 '띵'이다. 그런데 오히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플렉스'(FLEX)다. '플렉스' 때 생긴 팬덤이 결국 '띵'을 1위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딩고가 만드는 음악에도 역시나 차별점이 있었다. 음악과 영상의 중요도를 같게 두는 것이었다. 정 팀장은 "보통 기획사에서는 음원이 더 중심이 돼 있다. 딩고는 항상 음악과 영상을 동등한 비율로 두고 콘텐츠 기획을 시작한다. 음악을 대변하는 뮤직비디오로서의 영상이 아니고, 영상 BGM으로서의 음악도 아니다. 저희는 음악을 듣게 만드는 영상을 만들고자 한다. 음악과 영상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이 '쌍방향성'인 것처럼 딩고의 콘텐츠도 '쌍방향성'에서 확장되고 있었다. 정 팀장은 "염따 같은 경우는 예상했던 것 외에 추가 콘텐츠가 굉장히 많이 만들어졌다. 1차 콘텐츠에서 생겨난 팬덤으로 인해 추가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던 좋은 사례였다. 콘텐츠를 공급하고 피드백을 받아 또 새로운 걸 만들어낸 거다"라고 말했다.
음악사업팀은 향후 새로운 레이블과의 작업은 물론, 힙합이 아닌 다른 장르의 콘텐츠도 만들 예정이다. 올가을에는 발라드로 장르를 확장할 계획이다.
딩고가 유튜브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선점한 만큼 유사 콘텐츠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딩고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김 본부장은 "저희가 독점하고 선두에서 나가는 건 아닌 것 같다. 다양한 스튜디오와 콘텐츠가 있다. 딱히 견제하는 건 없고 사실 재밌다. 경력, 전공과 콘텐츠의 질은 무관하더라. 저도 재밌게 보고 있다"며 웃었다.
정 팀장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저희가 하는 일의 핵심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거다. 저희는 저작권을 보호하는 데 쓰는 에너지를 신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발주자들이 카피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딩고는 항상 새로운 콘텐츠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점점 빨라지는 시장의 변화를 캐치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게 딩고의 성공 요인이었다. 이날도 딩고 직원들은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친 후 카페테리아에 앉아 기사를 정리하다 고개를 드니 순식간에 '세로라이브' 촬영 세팅이 완료돼 있었다. 금요일 오후 6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도 웃으면서 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 딩고 팀. 즐기면서 일하는 이들의 모습이 콘텐츠에 그대로 묻어나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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