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델루나' OST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로 음원차트 1위 석권
[더팩트 | 정병근 기자] 'OST 여신'으로 불리는 가수들이 몇 명 있지만, 단 한 명을 꼽으라면 단연 거미다.
2003년 데뷔한 거미는 많은 히트곡이 있다. 그 중 대표곡은 여전히 활동 초창기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2003년), '기억상실'(2004년), '어른아이'(2005년)다. 독보적인 거미의 색깔이 가장 잘 담겨 있는 곡들이기도 하다.
이후에도 꾸준히 결과물들을 내놓았지만 2010년대 거미를 대표하는 건 OST다. 2007년 '히트'를 시작으로 '신의 저울', '종합병원2',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트라이앵글'의 OST를 부르며 두각을 드러낸 거미는 2010년 SBS 드라마 '대물'의 '죽어도 사랑해'를 기점으로 탄력을 받았다.
'마이더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주군의 태양', '쓰리데이즈', '스파이'의 OST를 불렀고 2016년 KBS2 '태양의 후예'에 삽입된 'You Are My Everything(유 아 마이 에브리싱)'으로 정점을 찍었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못지않게 OST 역시 폭발적인 인기였고 그 중심에 거미가 있었다.
이를 시작으로 거미는 2016년 '구르미 그린 달빛'(KBS2 '구르미 그린 달빛'), 2017년 '엔젤'(tvN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Because I Love You(비코즈 아이 러브 유)'(SBS '엽기적인 그녀'), 2018년 '지워져'(tvN '백일의 낭군님') 등 매년 1~2곡의 OST를 불렀다.
올해도 'OST 여신'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거미는 tvN 주말드라마 '호텔 델루나' OST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을 불렀고 이 곡은 지난 4일 발매 후 1위 행진 중이다. 7일 오후에도 멜론, 지니, 벅스, 엠넷, 소리바다, 네이버 실시간차트 1위다.
주목할 만한 건 거미가 OST에 참여한 드라마들은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특히 최근 4년여간은 흥행 불패. '호텔 델루나' 역시 방송 3주 만에 시청률 10%를 목전에 뒀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거미가 부른 OST 곡들은 발매됐다 하면 음원차트 상위권은 기본이고 1위 곡도 여럿이다.
주로 색깔 강한 음악들을 내놓으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거미가 대중적으로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건 OST 영향이 크다.
수년 전부터 담백한 창법이 더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거미가 발표하는 짙은 색깔의 곡들은 예전 만큼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스토리를 만났을 때 거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소울은 더 빛을 발한다. 드라마는 거미의 목소리를 만나 스토리가 더 힘을 받는다.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 역시 섬세하면서 담담한 피아노 선율에 거미의 애절한 감성이 더해져 장만월(이지은 분)과 구찬성(여진구 분)의 슬픈 감정을 잘 표현해준다. 지난 4일 방송 마지막 장면에서도 말 없이 찬성을 떠나기 전 만월의 애틋하고 아련한 감정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거미와 드라마 OST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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