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2라이프', 5일 오후 8시 55분 첫방송
[더팩트|김희주 기자] 한 작품에서 두 개의 세계관을 동시에 그려내야 했기에 어려움은 두 배로 다가왔나 보다. '평행 세계'라는 평범하지 않은 소재는 연출진과 출연진이 서로를 향해 칭찬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김근홍 PD는 1인 2역 연기를 완벽 소화한 배우 정지훈의 연기력에 감탄했고, 정지훈은 세계관과 차원이 달라질 때마다 바뀌는 임지연의 눈빛 연기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배우와 감독 모두 입을 모아 "쉽지 않은 드라마"라고 표현한 '웰컴2라이프'가 과연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김근홍 PD와 배우 정지훈, 임지연, 곽시양, 손병호, 한상진이 5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새 월화극 '웰컴2라이프'(연출 김근홍·심소연, 극본 유희경)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웰컴2라이프'는 자신의 이득만 쫓던 악질 변호사 이재상(정지훈 분)이 한순간의 사고로 다른 평행 세계에 빨려 들어가 강직한 검사로 개과천선해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김 PD와 출연진은 "촬영 과정이 어렵게 느껴졌다"고 고백하며 고충을 털어놨다.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하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전개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웰컴2라이프'는 높은 이해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마이크를 든 김 PD는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그 어떤 배우보다 가장 먼저 정지훈을 언급하며 그의 연기에 감탄을 표했다.
김 PD는 "정지훈 씨는 촬영 내내 '쉽지 않아, 정말 쉽지 않아'라는 말을 반복했다. 극 중 정지훈 씨가 맡은 이재상은 변호사다. 평범한 드라마에서 변호사 캐릭터는 10명을 상대한다고 치면 동일하게 상대 인물도 10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웰컴2라이프'는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정지훈은 홀로 20명을 상대한 셈이다. 또 현실과 평행 세계에서의 이재상을 모두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대사 톤도 달라져야 하고 캐릭터의 특징도 모두 바꿔야 한다. 이건 정말 쉽게 소화하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다음에는 비슷한 맥락으로 "전개가 복잡하기 때문에 중간부터 시청한 사람은 빠르고 복잡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김 PD는 멋쩍게 웃으며 "그 점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 오죽하면 제가 이 드라마를 부모님께 소개해드리는 것은 '불효'라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만큼 전개가 복잡하다. 하지만 그런 점들은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최대한 연결하고 시공간을 초월할 때마다 화면상 연출 기법들로 친절하게 설명해 극복했다"라고 전했다.
그런 김 PD의 말이 이어지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누구보다 공감을 표한 정지훈도 배역을 소화하며 겪은 어려움을 말했다. 그는 "극 중 때로는 검사, 때로는 변호사, 또 어떤 때는 한 아이의 아빠였다가 다음 장면에서는 싱글남이 된다. 이 점에서 굉장히 힘든 역할이라고 생각하지만, 김PD와 많은 상의를 거쳐 극복했기에 저의 많은 매력들을 드러낼 수 있을것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이렇게 김 PD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난도 높은 연기를 해야 했던 정지훈은 이날 정작 임지연을 향해 칭찬 세례를 보냈다. 정지훈은 "임지연 씨는 신체적, 물리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들을 여자의 몸으로 해내고 있다. 극 중 형사로 분하는 임지연의 캐릭터 특성상, 그는 범죄 현장 전면에 등장해 액션으로 맞서 싸워야 하고 대사 양도 정말 많다"라며 "그런데 세계관이 바뀔 때마다 눈빛도 '휙휙' 바뀐다. 액션 장면에서도 저는 임지연 씨 뒤에 있다가 상황이 정리되면 '쏙' 나오는 정도"라고 말해 재치 있게 말해 임지연의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발표회가 진행된 내내 수줍은 미소로 일관하던 임지연은 극 중 맡은 라시온 역할에 관해 만족을 표했다. 그는 "한 번쯤 형사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다. 여성이 능동적이고 카리스마 있게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지막까지도 정지훈은 평행 세계라는 독특한 소재를 언급하며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그는 "방금 라디오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왔는데, 제가 거기서 '웰컴2라이프'는 치정 멜로 같다고 말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내더니, "평행 세계에서 임지연 씨와 아이까지 딸린 부부 사이로 지내다가 갑자기 현실 세계로 돌아오면 임지연 씨가 곽시양 씨와 있는 게 외도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게 엉뚱한 발언 후에는 '웰컴2라이프'만의 매력을 밝혔다. 정지훈은 "그만큼 드라마 안에 스릴러와 멜로 모두가 공존한다. 진지해지고 지루해질만하면 갑자기 '로코'로 전환됐다가 너무 가벼워질 것 같으면 다시 스릴러로 돌아온다. 마치 '멀티 플레이어'와 같은 드라마 같지 않느냐. 한 여름밤에 가볍게 보기 딱 좋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웰컴2라이프'는 이날 오후 8시 55분 처음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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