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영·박우담·정용근 "'프듀 2' 후 뭐 하고 살았냐고요? 데뷔만 보고 달렸죠"
[더팩트|김희주 기자] Mnet '프로듀스 101 2'(이하 '프듀 2')가 막을 내린지도 벌써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한때는 TV만 틀어도 주제곡 '나야나'가 흘러나오고, 대중교통과 옥외 전광판은 데뷔한 적 없는 일반인 연습생의 얼굴이 비치고 메신저 단체 대화방은 이들의 데뷔를 염원하는 국민 프로듀서들의 홍보 메시지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 잠깐의 열기는 식고 해는 두 번이 바뀌는 동안 두 차례의 시즌이 더 방영됐고, 대중의 관심도 새롭게 등장한 얼굴들에게 옮겨가는 듯하다.
반면 여전히 전 시즌을 통틀어 가장 독보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프듀 2' 방영 당시를 그리워하는 팬들도 분명 존재한다. TV에서는 잊을만하면 '프로듀스 101 48' '프로듀스 X 101' 등 새로운 시즌이 방영됐고, 그럴 때마다 온라인상에는 '이쯤 돼서 다시 보는 프듀2' '화제의 프듀2 명장면' 등 과거를 그리워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올라오기를 반복한다.
그중에서도 누리꾼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건 역시 연습생들이다. 아쉽게 데뷔조 11인에 발탁되지는 못했지만 프로그램이 방영된 3개월 여동안 시청자와 함께 울고 웃었던 참가자들의 근황도 대중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지난 1일 무려 '프듀 2' 출신 멤버가 세 명이나 포함된 신예 그룹 디원스가 데뷔했다. 디원스에는 '프듀 2' 출신 멤버 우진영, 박우담, 조용근이 소속됐으며 JT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나인' 출신 김현수, '소년 24' 출신 정유준이 포함돼있다. 현재 데뷔곡 '깨워'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듀 2'가 종영하고 또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갔지만, 오랜 시간 동안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노력해 데뷔라는 성과를 이룬 디원스 멤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먼저 최근 종영한 '프듀 X'를 시청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리더 조용근은 "'프듀 2' 이후로 정말 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그런 걸 보면서 '아, 이제는 서바이벌 출연 없이는 인지도를 얻는 것도, 데뷔를 하는 것도 정말 불리해지겠구나'라는 위기감까지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이돌이 되려는 목표를 갖고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박우담은 "'프듀 2' 출연 당시 저는 22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였는데도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프듀 X'에는 더 어린 분들이 출연하길래 놀랐다. 무조건 응원해주고 싶다"며 이들의 간절함에 공감했다.
우진영은 "저도 '프듀 2' 출연 당시 스무 살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어린 분들이 그 힘든 경쟁을 펼치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프듀' 촬영은 그렇게 어린 연령대가 견디기에는 굉장히 힘든 시스템이다. 오랜 시간 동안 녹화가 이어지고 매 회 경연이 반복된다. 잠도 못 자고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면서 멘탈이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는데, 어떻게 그 어린 분들이 이 모든 것을 감당하는지 안쓰럽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데뷔 전 '프듀 2' 출연으로 이미 한 번 대중에게 노출이 됐다는 점이 현재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털어놨다.
우진영은 "저는 '프듀 2' 외에도 '믹스나인'에 출연한 적 있다. 이미 두 번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이미지가 많이 소비된 것 같다. 정말 사소한 것을 결정하는 데에도 그 점을 염두에 두게 되더라. 예를 들면 머리를 염색하거나 옷 스타일을 정할 때도 '이건 전에 해본 콘셉트라서 덜 신선하게 보이겠지?'라고 생각한다.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혼란도 생겼다"라며 "그런데 이젠 극복했다. 그건 저 하기 나름에 달린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저만 잘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박우담은 "저는 '프듀 2'에서 하도 우는 모습이 많이 보여져서 조금 걱정도 되고 앞으로는 그런 약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됐다. 그 경험 덕분에 이렇게 마음도 단단하게 만들고 사랑받는 방법도 배워서 좋다.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봐도 좋을 경험이다"라고 설명했다.
디원스 외에도 지금도 국내의 셀 수 없이 많은 연습생들은 이토록 치열하고도 끝없는 타인 또는 자신과의 경쟁을 거치며 오로지 데뷔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돌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한국에서 아이돌 연습생으로 산다는 것, 그리고 그토록 염원하던 데뷔라는 목표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십분 이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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