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히트곡 급증,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 가벼워진 음원차트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히트곡들이 점차 늘고 있다. 홍보 방식의 변화 덕인지 '검은 손'이 있는 것인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뭐가 됐건 요즘 음원차트는 한없이 가벼워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음원차트 상위권은 팬덤 두터운 아이돌이나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가수들 세상이었다. 신인이나 인지도가 부족하거나 혹은 소규모 기획사의 가수들은 톱100에 드는 것조차도 버거웠다. 상위권은 엄두도 못 냈다.
간혹 역주행 곡이 등장하고 깜짝 히트곡이 나오기도 했지만 일 년에 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해 연말부터 상황이 확 달라졌다. 하은 '신용재', 우디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을 시작으로 케이시 '그때가 좋았어',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임재현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이 음원차트 1위 혹은 최상위권에 올랐다.
가장 최근엔 송하예가 '니 소식'으로 무섭게 떠오르고 있다. 5일 기준으로 멜론 실시간차트에서 줄곧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한 명 눈에 띄는 가수는 황인욱이다. 그는 '포장마차'로 1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소위 말하는 '빈집털이'를 한 것도 아니다. 날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요계에서 쉬어 가는 시기가 딱히 있지도 않다. 쟁쟁한 가수들과의 경쟁 속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음원 순위 급상승을 설명할 만한 뚜렷한 동기나 계기가 없다. 그렇다 보니 음원사재기나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어떤 조작 혹은 편법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점점 '갑툭튀' 히트곡들이 많아진데다 지난해 닐로, 숀 논란 후 문체부까지 나섰지만 음원차트에서 불거지는 여러 의혹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놓지 못하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조차 피곤한 일이 돼버렸다.
그렇다고 불신이 사라진 건 아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업무보고에서 멜론이 유령음반사를 만들어 저작권료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음원사재기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지만 방송, 기사 등에 한정됐던 홍보 툴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그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SNS 마케팅이다. 실제로 많은 가요 관계자들이 음반 발매를 앞두고 SNS 마케팅에 대해 고심하고 실행하고 있다. 동시에 SNS 조회수가 차트 유입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 그만큼 아직 근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구체적으로 수치화 된 건 없지만 성공 사례가 등장하면서 SNS 마케팅을 반기는 이들도 있다.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기획사에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작은 회사가 할 수 있는 건 곡 발매 후 손 놓고 지켜보거나 그나마 할 수 있는 마케팅이라도 하거나다. 정말로 어떤 형태로든 사재기가 있다면 잘못이지만, SNS나 유튜브 등을 활용한 홍보까지 매도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재기가 됐건 SNS 마케팅 효과이건 간에 달라지지 않는 건 범대중성 없이도 1위가 좌지우지 될 정도로 우리나라 음원차트가 가벼워졌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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