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 유진박, 조울증+매니저 사기 '충격 근황' 공개

유진박은 조울증 약을 먹으며 조울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안을 가득채운 유진박 낙서. /MBC 스페셜 방송 캡처

유진박, 홀로서기 결심

[더팩트|박슬기 기자]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의 충격적인 근황이 MBC 스페셜을 통해 공개됐다.

MBC 스페셜은 지난 10일 '천재 유진박 사건보고서'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진박이 사기를 당한 것도 모른 채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MBC 스페셜 제작진은 방송에 앞서 "코미디를 상상했는데 눈물 나는 감동의 순간을 담을 때가 있는 것처럼 휴먼 다큐를 만들고 싶었던 우리에게 배신과 반전의 추리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찾아간 유진박 집 안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집안 모든 벽에 알 수 없는 낙서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에 대해 "그냥 생각나는 대로 벽에 낙서했다"고 말했다. 벽에는 숫자부터 영어, 한글 등이 가득했다. 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조증 상태에서 표출된 것들이다.

유진박은 "약을 먹으며 조울증을 조절하고 있다. 예술적 영감이 모두 흩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저는 독창적인 음악을 좋아한다. 어떤 노래는 예측이 되는데 그건 지루하다"고 말했다. 유진박의 조울증은 1998년, 그가 20살 때부터 시작됐다.

이 가운데 MBC 스페셜 제작진에게 제보가 왔다. 유진박이 공연을 하고도 출연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는 노예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제보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려웠다. 매니저 김 씨가 그를 세심하게 돌봐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진박은 제작진의 말을 듣고 홀로서기를 결심했다. /MBC 스페셜 방송 캡처

김 씨는 처음 유진박으로 한국으로 데려와 3년간 매니지먼트 했던 인물이다. 4년 전, 유진박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그에게는 김 씨가 아버지같은 존재였다. 제작진은 제보자의 말을 듣고 촬영본을 돌려봤고, 재정상태에 문제가 있는 듯한 매니저의 발언을 발견했다.

김 씨는 유진박의 이름으로 돈을 빌리고, 어머니에게 상속 받은 땅도 유진박 몰래 팔아치웠다. 김 씨가 유진박 몰래 빼돌린 금액은 확인된 것만 7억 이상이었다. 제보자는 "유진이가 만난 역대 매니저 중에 제일 나쁘다"며 "다른 사람들은 가둬놓고 때리고 했지만 돈과 재산에는 손을 안 댔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유진이가 앵벌이를 하고 있다. 유진이를 앵벌이 시켜서 그 돈으로 매니저가 도박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보자는 "김 씨가 도박한다"고 밝히며 "유진이를 앵벌이 시켜서 자기 도박하는 거다. 이건 100%, 150%다"라며 확신했다.

제작진은 결국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와 공익법률법인에 요청했다. 장기적인 법적 안전망을 위해 유진박의 성년후견인을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유진박에게도 그가 처한 재정 상황을 알렸다.

매니저가 자신의 재산을 관리해준다고 밝힌 유진박은 제작진의 취재 내용을 믿지 못했다. 그는 "(김 씨는) 아주 정직한 사람이다. 이모도 그를 믿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미국에 있는 이모와 통화를 주선했고, 이모는 "그가 우리를 배신했다. 지금 말하자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김씨가 배신한 사실이 맞다고 했다.

이모와 통화를 하고서야 자신에게 벌어진 상황을 받아들인 유진박은 어머니의 오랜 지인이 마련해준 거처에서 홀로서기에 나섰다. 그는 "뮤지션이라면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씨는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며 유진박에 대한 성년후견인 신청도 청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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