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경사 난 '기생충'...얼굴엔 '웃음 가득' 현장은 '열기 가득'

배우 최우식과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왼쪽부터)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기생충' 오는 30일 개봉

[더팩트|용산=박슬기 기자] 수많은 플래시 세례가 '기생충'의 주역들을 향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 광경이 신기했는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들어 취재진을 찍었다. 그러면서 "눈을 보면서 한국말로 얘기하니까 좋다"며 멋쩍게 웃었다.

'기생충'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은 여느 시사회랑 비교가 안 될 만큼 북새통을 이뤘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금의환향'한 이들이 공식행사에 처음 나서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현장은 열띤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취재진과 영화인들이 한데 모여 '기생충'과 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가운데 봉 감독과 배우들이 등장했다. 그러자 많은 이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현장에 있는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먼저 이선균과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칸 수상 소회를 밝혔다. 앞서 봉 감독과 송강호 보다 먼저 한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집에서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을 접했다.

이선균은 "새벽에 라이브 영상으로 봤는데 끊겨서 그런지 더 쫄깃하게 본 것 같다"며 "칸에 있는 것만큼 벅찼다. 아침까지 잠을 못 자고 맥주 두 캔을 마셨다"고 말했다. 조여정은 "작품에 출연했다는 자체가 너무 영광스러웠다"며 "우리 팀과 만난 인연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봉준호 영화감독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언론시사회에서 취재진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최우식은 "어떤 기자분이 라이브 방송을 하는 거 봤는데 그분이 우시더라. 저도 함께 느꼈다"며 "감독님이 모션 하는 장면에서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느껴져서 소름 돋았다"고 말했다. 박소담은 "칸에 다녀왔다는 자체가 얼떨떨하다"며 "감사한 마음이 크다. 감독님과 좋은 선배님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매일매일이 행복하다"며 웃었다.

장혜진은 "꿈인가 생신가 했다. 내 생전에 이런 일도 있구나 했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박 사장(이선균 분)네 고액 과외 선생이 되면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루는 블랙 코미디다.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 현상인 빈부격차의 문제를 다룬다. 그동안 봉 감독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사회 이야기가 담겼다.

봉 감독은 "2013년 영화 '설국열차' 후반 작업 때 '기생충'의 스토리라인을 쓰기 시작했다"며 "'설국열차'도 부자와 가난한 자의 이야기지만 SF적인 장르가 있기 때문에 좀 더 내 주변 일상과 가까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번 작품은 봉 감독이 '옥자' '설국열차' 이후 약 10년 만에 한국에서 찍는 영화다. 그는 "거의 방언 터지듯이 찍은 것 같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칸에서 해외 매체 분들과 만났을 땐 중간 통역을 거쳐서 하다가 오늘 한국 취재진과 직접 눈을 보면서 한국말로 하니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도 대사 토씨를 바꾸거나 새로운 단어를 넣었을 때 즉각 제안하면 배우분들이 강스파이크를 때려주시니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재미가 있었다. 사실 영어는 좀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왼쪽부터)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언론시사회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 가운데 현장에서 관심을 모은 건 송강호와 최우식이었다. 두 사람은 영화에서 부자 관계로 등장하는데 극 중 최우식이 송강호에게 연기를 가르치는 장면이 관심을 모았다.

취재진은 최우식에게 "대선배인 송강호에게 영화에서나마 연기를 가르친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그는 "엄청나게 부담되는 신이었고, 긴장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봉 감독은 "너 즐기지 않았니?"라고 농담을 했고, 최우식은 "이런 기회가 두 번 다시는 없을 거였다"고 웃으며 "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전세계 취재진에게 '스포일러 방지'를 요청한 바 있다. 이번 시사회에서도 당부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영화 스포일러를 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너무 잘 도와주셔서 제가 스스로 스포일러 하는 일이 생겼다"고 위트있게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이젠 작은 변장을 하고 진짜 관객들 사이에서 그들의 반응을 볼 계획"이라며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만들었다.

한편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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