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장르물 '자백'이 남긴 얻은 것과 잃은 것
[더팩트|성지연 기자] tvN 주말드라마 '자백'(연출 김철규, 극본 임희철)이 지난 12일 오후 16부작을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지난 3월 23일 첫 방송을 시작해 2개월여간 방영된 '자백'은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을 통해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법정 드라마라는 장르물의 특징 또한 십분 강조했으며 이를 통해 애청자들에게 시즌2를 응원하는 반응 또한 이끌어낼 수 있었다. 다만 탄탄한 작품성에 비해 저조했던 시청률은 드라마가 방영된 내내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tvN 주말드라마 '자백'은 형사상 원칙인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소재로 해 가려진 진실을 좇는 이들의 이야기다. 어릴 적부터 심장 질환을 앓아온 소년이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뒤 변호사로 성장하고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담았다.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시청자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바 있다. 아동폭력을 주제로 한 드라마 '마더'로 사회적인 화두를 던졌던 김철규 윤현기 PD가 의기투합한 동시에 보이그룹 2PM 출신 준호가 '가수 이준호'가 아닌 '배우 이준호'로 원톱 주인공을 맡아 이끄는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시청률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참신한 주제와 탄탄한 스토리, 기존 '연기돌'의 편견을 보기 좋게 깨부순 이준호의 탄탄한 연기력, 중견 배우 유재명 남기애 최광일의 시너지는 '웰메이드'였지만, 첫 화 4.6%(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로 시작한 '자백'은 13화에서 3.4%를 기록했다. 다행히 마지막 방송인 16화에서 6.3%를 기록하며 겨우 체면치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백'의 전작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시청률이 지지부진했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최고 시청률 6.7%), 지난해 12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최고 시청률 10%, 평균 시청률 9%대를 기록하며 순항했던 이후 줄곧 시청률이 저조했던 tvN 입장에서는 '자백'의 생각보다 저조한 시청률은 타격이 컸다.
시청자들은 '자백'의 시청률이 저조했던 이유로 지극히 현실적인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에서 꼽는다. '자백'은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였기에 애청자에겐 그만큼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시즌2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가벼운 소재와 단순한 에피소드를 선호하는 최근의 방송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소재의 '자백'이 시청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시청률 잡기에는 실패했다는 의견이다.
붕괴된 여주인공 캐릭터, 배우 신현빈을 향한 지적 또한 많았다. 이준호가 중심축이 되어 이끌어간 드라마지만, 그 옆에서 주인공 최도현(이준호)의 옆을 항상 지키는 하유리(신현빈) 캐릭터가 극의 중반부에 비중에 높아지자 극의 스토리가 늘어지고 몰입도 또한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유리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아버지 죽음에 의문을 품은 인물이자 사건의 중요한 열쇠를 쥔 인물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지혜롭게 해석해야 하지만, 신현빈의 다소 아쉬운 인물 해석은 '자백'과는 동떨어진 인 하유리를 만들어 내며 '비호감 캐릭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설익은 감정연기는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 마저 저평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신현빈의 분량이 증가하는 방송 중반부, 시청률이 소폭 감소하는 것과 당시 시청자들이 남긴 반응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뜨거운 화제성과 시청률, 방영 내내 시청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던 소위 '대박' 드라마는 아니었다.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던 '자백'이지만, 얻은 것 또한 많다. 배우 이준호가 아닌 주연배우 이준호의 가능성,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의미있는 메시지, 장르물의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즌2를 응원하는 시청자 또한 많다.
한편 '자백'의 후속으로 오는 6월 1일부터 송중기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조성하가 출연하는 '아스달 연대기'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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