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나 "롤모델은 전지현"
[더팩트|박슬기 기자] "아무래도 'SKY 캐슬' 중반부부터 투입이 돼서 부담이 많았어요. 혹여나 흐름을 깰 수도 있으니까요. 선배님들한테 많이 묻고 의지하면서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편집국에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을 마친 박유나가 이렇게 말했다. 극 중 노승혜(윤세아 분) 차민혁(김병철 분)의 딸 차세리 역으로 출연한 그는 드라마 중반부부터 '트러블 메이커' 차세리 역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 만난 박유나는 차세리 역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170cm 큰 키에 날렵한 눈매, 여기에 똑 부러지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자니 차세리가 절로 떠올랐다. 그는 어떻게 이 배역을 맡게 됐을까.
"사실 가을이 역으로 오디션을 봤었어요. 가을이가 나오는 장면 중에 노래를 부르는 게 있어서 불렀는데, PD님이 좋게 봐주셔서 차세리라는 캐릭터를 제안해 주셨죠.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제가 차세리가 돼서 '과연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드라마에서 차세리는 하버드대를 다닌다고 거짓말을 한다. 실력은 모자라지만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한 행동이었다. 결국 그 거짓말은 드러났고 차세리는 부모에게 말한다. "그냥 차세리를 좋아한 게 아니라 공부 잘하는 저를 좋아한 거잖아요."
박유나는 이렇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똑 부러지게 하는 차세리가 부러웠다고 했다. "실제로도 그럴 것 같은데"라고 하자 "이미지는 그렇지만 사실 그런 성격이 못 된다"고 털어놨다.
"세리는 자기 얘기를 명확하게 하는 아이예요. 당당하죠. 연기하면서도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가족들과 대립은 물론, 한 번도 문제가 생긴 적이 없어요. 가족과 친구처럼 지내다 보니 세리가 참 불쌍하기도 했죠. 제가 세리 같은 집안에서 자랐으면 숨 막혔을 거예요. 세리한테 고마워요. 많이 배웠어요."
하지만 인기 많은 드라마에 중간 투입이 된다는 것은 많은 부담감이 있었을 테다. 흐름을 깰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출연 배우들과 잘 조화를 이루느냐가 가장 큰 문제기 때문이다. 특히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야 해 박유나는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공부가 필요했다.
"세리의 전사에 대해서 상상을 많이 했어요. 얼마나 압박을 받았으면 '이렇게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겠나' 하고요. 다만 힘든 점이 있었다면 감정장면이었어요. 김병철 선배와 대립하는 장면이요. 제가 이런 신을 많이 해본 게 아니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죠. 그런데 김병철 윤세아 선배가 앞에서 연기하시는데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진짜 아빠인 거 같고 엄마가 화내는 것 같아서 감정이 잘 잡혔어요. 특히 제가 혼자 찍는 장면에서도 선배님들이 뒤에서 같이 연기해주셔서 감정을 잘 잡으면서 할 수 있었죠. 정말 감사해요."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SKY 캐슬' 5인의 강렬한 엄마 중에 어떤 인물을 맡아보고 싶냐는 것이었다. 그의 도시적인 인상에 한서진(염정아 분)이나 김주영(김서형 분)의 이름이 나올 줄 알았는데,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진진희(오나라 분)라는 것이다.
"발랄한 캐릭터인 찐찐(진진희 캐릭터 별명)을 해 보고 싶어요. 제가 지금까지 맡은 역은 어둡고, 까탈스럽게 구는 캐릭터가 많아서 욕심나요. 또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꼭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박유나는 전지현이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지현 선배의 모든 작품은 다 봤다"며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하는 모습 보니까 너무 매력적이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SKY 캐슬'은 박유나 인생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됐다. 그는 이 작품으로 연기와 스스로에게 많은 배움을 얻었다고 했다.
"극 중에서 세리가 '남들이 알아주는 게 뭐가 중요해.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지'라는 대사가 있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연기 하면서 남들이 알아주는 것에만 기뻐하고 내가 행복한 건 생각을 안 했었어요. 이 작품으로 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빠른 시기에 이런 좋은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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