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28일 별세…日 위안부 피해 생존자 23명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밤 눈을 감았다. 이에 따라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3명이 됐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아직 남아있는 가운데, 김 할머니를 향한 영화계의 추모와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에 시선이 모인다.
나문희는 29일 오후 고인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그는 "고생 많이 하셨으니 날개를 달고 편한 곳, 좋은 곳에 가시기를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다.
지난 2017년 개봉,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미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피해를 증언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주연배우로 활약한 나문희다. 고 김복동 할머니가 나문희가 연기한 나옥분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다.
작품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제훈도 이날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해결하기 위해 평생 힘써오신 김복동 할머니의 노력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애도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낮은 목소리'의 메가폰을 잡은 변영주 감독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고인을 애도했다. 변 감독은 "김복동 할머니는 세상 모든 것을 수줍어하고, 실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조차 힘들어하던 그런 분이셨다. 그럼에도 세상에 스스로를 밝히고 전선의 앞줄에 힘겹게 섰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흐르고 아프리카에서, 중동에서, 동유럽에서 같은 고통을 겪은 동생들과 하나가 됐다. 한 걸음을 걷기로 결심하고 그는 세상 모든 피해 여성의 깃발이 됐다"고 추억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낮은 목소리'는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아 3편의 연작으로 꾸린 다큐멘터리 영화로 변 감독은 90년대 중반 이 작품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아이 캔 스피크' '낮은 목소리' 외에도 이 피해 문제를 다룬 다수 영화가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강일출 할머니가 그린 그림을 모티브로 제작, 투자 등에 어려움을 겪어 기획부터 지난 2016년 개봉까지 14년 세월이 걸린 '귀향'(감독 조정래), 지난해 개봉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재판 사상 처음으로 보상 판결을 받아낸 관부 재판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한 '허스토리'(감독 민규동) 등이 있다.
1926년 경남 양산에서 출생한 고 김복동 할머니는 1940년 만 14세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1992년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 연대회의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한 이후 일본으로부터 사죄를 받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고인 장례는 여성 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2월 1일 오전 6시 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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