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효자 드라마 'SKY 캐슬', 인기비결이 궁금하다
[더팩트|성지연 기자] 이 정도로 잘될 줄 몰랐다. 단순히 극성맞은 엄마들의 '치맛바람 스토리'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웬걸. 쫄깃하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며 시청률 고공행진 중이다. JTBC 드라마의 레벨업, 'SKY캐슬'(연출 조현탁, 극본 유현미)의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23일, JTBC 금토 드라마로 편성된 20부작 'SKY캐슬'은 첫 회 시청률 1.7%(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2회 4.4%, 3회 5.2%, 4회 7.5%의 시청률을 보이며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지난 12일 시청률 19.2%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제 우스갯소리로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누면, 스카이 캐슬을 본 사람과 안 본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렇다 할 톱스타도 없고 화려한 홍보 프로모션도 없었던 'SKY캐슬'이 도대체, 왜, 어떻게, 이런 인기를 얻게 된 걸까?
◆ 입시 사교육의 끝판왕, 상위 1%의 이야기
드라마 'SKY캐슬'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사립 주남 대학교 초대 이사장이 서울 근교 숲속에 세운 유럽풍의 4층 석조저택 단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 곳은 대학병원 의사들과 판·검사 출신의 로스쿨 교수 등 상위 1%만 입주할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선망의 저택 단지로 여겨진다.
'SKY캐슬'은 저택 단지를 배경으로 부, 명예, 권력을 모두 거머쥔 이들이 제 자식을 천하제일의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입시 사교육'을 정면에 내세운 신선한 스토리,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상위 1% 재력가들의 욕망과 지질한 내면의 풍자는 시청자에게 매회 색다른 매력과 동시에 통쾌함, 공감을 느끼게 한다.
◆ 확실한 캐릭터, 확실한 연기력
'SKY캐슬'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은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등장인물의 개성이다. 각 사교육에 목을 맨 엄마들부터 허세로 똘똘 뭉친 아빠들,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자녀들 모두 한 명 한 명 명확한 특징이 있어 시청자의 흥미를 배가 시킨다.
그중 가장 재미있는 포인트는 캐슬에 사는 네 가족의 명확한 캐릭터 구분이다. 퍼펙트형 엄마 한서진(염정아 분)과 완벽한 명문가 금수저인 정형외과 교수 강준상(정준호 분) 부부, 로열패밀리형 엄마 노승애(윤세아 분)와 출세와 야망의 화신 차민혁(김병철 분) 부부, 페리스 힐튼형 엄마 진진희(오나라 분)와 명문가의 현실적 철부지 우양우(조재윤 분) 부부, 그리고 잔다르크형 엄마 이수임(이태란 분)과 생명이 우선인 실력파 신경외과 교수 황치영 부부까지 다양하다.
명확한 성격을 보여주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야말로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무기로 꼽힌다. 거기에 출연하는 배우 모두 탄탄한 연기력을 담보한 배우들로 자신이 맡은 역할에 배우 본인의 개성을 입혀 200% 효과적으로 구현한다는 평가다.
◆ 미친 전개, 미친 엔딩, 미친 설정
'SKY캐슬'이 매주 시청자들에게 칭찬받는 이유는 빠른 전개와 궁금증을 자극하는 엔딩장면, 그리고 디테일한 설정 덕분이다. 질질 끄는 전개로 보는 이를 답답하게 하기 보다는 리드미컬한 스토리 텔링으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거기에 항상 다음 화를 기대하게 하는 강렬한 엔딩신은 드라마를 기다리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입시 사교육 스릴러'라고 할 만큼 매회 넘치는 사건 사고와 캐슬 주민들의 숨겨진 비밀 등 또한 흥미롭게 펼쳐진다. 드라마에 숨겨진 디테일과 설정 또한 작품을 보는 재미 중 하나로 꼽힌다. 그 중 시청자가 뽑은 가장 대표적인 설정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빨간 사과다.
지난달 28일 방송분에서 김혜나가 먹다 만 사과가 화면에 잡힌 바 있다. 이때 사과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서진의 것으로 이와 같은 설정이 연이어 등장해 시청자들은 단순한 배치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김혜나가 한 입 베어 문 사과를 근거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에리스와 같은 인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염정아가 맡은 한서진 역이 다이애나와 그레이스 캘리를 오마주했다고 추측하며 한서진이 결국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흥미로운 추측도 눈길을 끈다.
드라마 방송 후, 누리꾼의 추측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 자체가 화제성을 높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
◆ 모든 연령이 공감하는 사교육의 씁쓸한 단면
'SKY캐슬'은 특정 연령의 시청자가 집중된 드라마가 아닌,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치열한 입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했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자녀의 교육 문제에 집착하는 부모들을 전면에 내세워 우리의 교육 현실, 특히 상류층의 과도한 사교육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이는 김주영이라는 입시 코디네이터의 광기를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가상의 공간 드라마 속 설정이라고 하지만 안타까운 교육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제 단 4회를 남겨둔 'SKY캐슬'이 어떤 결말을 보여줄까. 드라마는 매주 금, 토 오후 11시 JTBC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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