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유진 "유승준 새 앨범, 17년간의 이야기 담았다"
[더팩트|박슬기 기자] "형(유승준)도 앨범을 발매한다고 해서 용서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아요. 음악으로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전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죠. 가사 하나를 쓸 때도 너무 조심스러웠어요. 한 곡 가사 쓰는 데 6개월이 걸릴 정도였다니까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편집국에서 만난 H유진이 한 말이다. 유승준의 20년 지기 친구이자 이번 앨범 'Another Day'(어나더 데이)의 프로듀싱을 맡은 그는 발매되기까지 힘들었던 과정을 털어놨다.
"(유)승준 형은 음악으로나마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했어요. 한국에 발을 들이긴 쉽지 않으니, 전할 길은 음악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지난해 앨범 발매 불발이 되면서, 그조차 힘들어졌죠."
유승준은 지난해 11월 17년 만의 컴백을 알리며 'Another Day'(어나더 데이)를 선공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매를 결정한 유통사가 최종 취소를 하면서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당시 유승준 측은 앨범을 발매하기 위해 두 곳의 유통사와 접촉을 했지만, 언론을 통해 마치 모든 유통사가 유승준의 앨범 발매를 거부한 것처럼 보도돼 앨범을 다시 내놓기까지 힘겨운 노력이 필요했다.
"보도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어서 심적으로 힘들었죠. 앨범을 준비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유통 불발과 오해가 생기면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형은 음반 발매를 생각도 안 했어요. 그런데 제가 돕겠다고 나섰거든요. 겁이 난 것도 사실이지만 20년 전에 저를 음악으로 이끌어준 형이기 때문에 이번엔 제가 도와주고 싶었어요."
H유진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음악 작업을 했다. 오랜만에 음악 작업에 임하는 유승준이라 옆에서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유승준은 죽지 않았더라"며 추억에 잠긴 듯 미소지었다.
"처음에는 많이 낯설어했어요. 그래서 녹음실에 같이 들어가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죠. 그러니까 금방 예전의 유승준으로 돌아오더라고요. 아무래도 뿌리가 음악이잖아요.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게 있었기 때문에 금방 잘하더라고요."
이번 앨범은 작사, 작곡, 뮤직비디오 촬영, 스타일링 등 모두 한국 스태프로 꾸려졌다. 유승준은 한국에서 추방되고 나서 처음으로 한국 스태프와 작업을 해 기뻐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활동할 때처럼 많은 인원의 스태프는 아니었지만, 형이 정말 기뻐했어요. 작업을 하는 곳은 다른 나라지만, 마치 한국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요. 옛날 향수에 젖은 듯한 느낌이었죠. 뮤직비디오 촬영 마지막 날에는 많이 울었어요.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겠죠.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을 거예요."
하지만 2001년 병역 기피 문제로 한국에서 추방된 유승준이기에 대중의 마음을 돌리긴 결코 쉽지 않다. 1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이번 앨범을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할까. H유진은 유승준의 마음을 대신해 말했다.
"이번 앨범으로 혹시나 또 다른 오해를 낳을까 봐 두려웠어요. 그래서 어떤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신경을 정말 많이 썼습니다. 과거의 일이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라면 용서를 받았겠죠. 하지만 음악으로나마 형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작업하게 됐습니다. 잘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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