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히스토리] 산드라 오, 한국계 여배우의 값진 수상...그가 걸어온 길

한국계 캐나다 배우 산드라 오가 제76회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베벌리힐스(미국)=AP.뉴시스

산드라 오 "여러분과 변화의 순간을 목격하고 싶었다"

[더팩트|박슬기 기자] 한국계 캐나다 배우 산드라 오의 골든글로브 수상에 전 세계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 제76회 골든글로브의 사회는 물론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며 아시아계 배우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조연에서 주연이 되기까지, 주연에서 할리우드 시상식의 사회를 맡기까지. 산드라 오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산드라 오는 1971년생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네핀에서 태어난 캐나다 이민 2세대다. 그의 아버지는 사업가이고, 어머니는 생화학자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산드라 오를 낳기 전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산드라 오가 배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990년대다. 영화 '더블 해피니스' '빈' '퍼머넌트 미드나잇' '귀네비어' '프린세스 다이어리'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이후 세계적으로 산드라 오의 얼굴을 알리게 된 건 미국 ABC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다. 극 중 크리스티나 역을 맡은 그는 이 작품으로 2005년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에미상 드라마 부문의 여우조연상 후보로 수차례 지명됐다.

산드라 오(오른쪽)는 미국 코미디언 앤디 샘버그과 제76회 골든글로브 공동 사회를 봤다. /베벌리힐스(미국)=AP.뉴시스

아시아계 여배우가 골든글로브에서 두 차례 이상 수상한 건 산드라 오가 처음이다. 또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아시아계 여배우는 NBC 드라마 '쇼균'(1980)의 시마다 요코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아시아계 배우로서 할리우드 배우로 살아가는 건 쉽지 않았다. 그는 2011년 7월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해 "동양계 여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어렵고 답답하고 때로는 지친다"며 "하지만 그것들을 견뎌내고 더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산드라 오는 그 어려움을 지난 6일(현지시간)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시상식 사회를 시작하며 "솔직히 이 무대에 서는 게 두려웠지만, 여러분과 '변화'의 순간을 목격하고 싶었다. 내년엔 아마 달라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은 진짜"라고 말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1943년에 설립된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에서 수여하는 상이다. 그 영향력이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이어져 '아카데미 전초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수적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여배우가 사회를 맡고, 여우주연상 수상까지 받는 건, 많은 이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준다.

산드라 오는 현재 BBC 아메리카 첩보 스릴러 '킬링 이브'에서 첩보 요원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골든글러브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산드라 오는 이 의미 있는 자리에서 한국어로 수상 소감을 말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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