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작지만 강하다, 비투비 이창섭을 보고 하는 말
[더팩트|성지연 기자] 작고 마른 체구, 그려놓은 것마냥 가늘고 긴 눈썹. '관상학적'으로 '아이돌상'이 따로 있는 거라면 아마 이렇게 생겼을 거다. 참 여리여리하구나. 그룹 비투비의 이창섭(27)을 처음 보고 든 생각이다. 하지만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가 끝날 때쯤, 그를 향한 내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이창섭은 그대론데, 이렇게 다른 감정을 느낄 줄이야.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에 게으름 없이 정진하겠다던 이창섭의 말. 불교 경전 '숫타니파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누구보다 단단하고 지혜로운 비투비의 이창섭을 지난 10일, 큐브엔터테인먼트 1층 카페에서 만났다.
새해 1월, 리더 서은광의 뒤를 이어 입대를 앞두고 있는 이창섭은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낸 솔로 앨범 'Mark'로 남은 시간을 팬들과 보낼 예정이다. 첫 솔로 앨범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사랑,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고 한다.
음원이 공개되는 시각은 인터뷰 당일 오후 6시, 그를 만난 건 3시간 전이다. 음원 공개를 앞두고 누구보다 떨리는 건 당사자겠지만, "점심은 무엇을 드셨느냐"며 특유의 넉살로 인터뷰 분위기를 초반부터 유쾌하게 풀어낸다. 7년 차 아이돌의 영리함이다.
"첫 솔로 앨범 치고는 제 생각엔 굉장히 퀄리티가 높은 거 같아요. '고 퀄리티'라고 하죠?(일동 폭소) 완성도가 정말 높아요. 그날따라 빛이 굉장히 좋아서 앨범 사진도 잘 찍었고요. 노래도 좋고…. 음원 성적에 대한 욕심도 크고 기대도 하고 있는데요. 뭐,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크게 절망하지 않을 거 같긴 합니다. 첫 발을 내디뎠다는 게 중요하니까요."
솔로 앨범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내는 이창섭이다. 솔로 앨범을 완성시켰다는 후련함 때문일까. 그는 입대를 앞두고 '군대' 관련한 이야기를 꺼려 하는 보통의 아이돌과 달리, 자연스럽게 군대와 관련한 주제로 먼저 이야기를 던지기도 했다.
"입대가 얼마 안 남아서 이번 솔로 앨범으로 방송활동은 거의 못하고요. 몇 가지 재미있는 콘텐츠와 사인회, 솔로 콘서트를 준비해 놨습니다. 특히 솔로 콘서트를 기대하셔도 좋은 게 기가 막힌 섹시댄스를 준비해 놨거든요(웃음). 정말 깜짝 놀라실 수도 있어요. 기가 막힙니다. 사실 제가 춤도 잘 춰요."
입대 전, 솔로 앨범을 발매한 이유도 들을 수 있었다.
"비투비 멤버 모두 솔로 앨범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일본에서 활동할 때 수록곡으로 솔로 곡을 공개하면서 (솔로 앨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도 했지만, 온전히 내 이름으로 만든 앨범을 만들고 싶었죠. '가능할까?' 생각했었는데 열심히 작업하고 회사가 도와준 덕분에 꿈이 이뤄졌네요."
하나하나 이창섭이 참여해 만든 첫 번째 솔로 앨범. 그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물이 있는지 물었다. 주저하지 않고 '에버'(EVER)라고 대답한다.
"'에버'가 가장 애착이 가요. 다른 곡들은 다른 사람을 위해 썼다면, '에버'는 이창섭이 이창섭을 위해 쓴 노래거든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썼느냐면…. 제가 지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하지만, 언젠가 인기라는 것은 식기 마련이고 저 또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인기라는 파도가 잔잔해져서 고요해지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며 편지를 쓰듯 써 내려간 가사에요. 혼자 남아도 계속 노래를 하겠다는 다짐 같은 거죠."
비투비 멤버들과 함께하는 것이 아닌, 홀로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이창섭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하지만, 홀로 서있는 이창섭을 보고나서야, 비로소 '가수 이창섭'이 오롯이 돋보이는 느낌 또한 강했다.
"군대 가기 전에 주어진 스케줄 모두 재미있게 마치고, 나머지 일주일은 열심히 술을 마실 겁니다(웃음). 먼저 입대한 은광이 형이 저보고 군대 체질이래요. 오히려 군대에 있는 게 매일매일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보다 마음적으로 여유는 있을 거 같아요."
이른 질문일지는 몰라도, 제대 후 계획에 대해서도 물었다. 미래의 이창섭을 상상하는 현재의 이창섭이 활짝 미소 지었다.
"감히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정말 노래도 연기도 잘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은거니까요. 뮤지컬도 최근에 시작했으니 뮤지컬 업계에서도 비투비만큼 명성을 떨치는 이창섭이 될거에요. 1년 7개월? 짧아요.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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