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홍수현(37)은 청순 단아한 이미지의 여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12살 연하의 래퍼 마이크로닷(25, 본명 신재호, 이하 마닷)과 연상연하 커플로 맺어지기 전까지 단 한번의 스캔들도 없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채널A 체험 예능프로그램 '도시어부'에 홍수현이 막간 게스트로 출연하면서다.
마닷은 '도시어부'의 막내로 이미 자리를 굳힌 상황이어서 둘의 썸타는 모습조차 화제가 됐다. 이덕화 이경규 등 대선배들 틈바구니에서 예능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인기를 거머쥐었다. 그는 뉴질랜드 이민 시절 아버지한테 배운 탄탄한 낚시 실력을 밑거름 삼아 주목도를 높였고, 낚시 초보 홍수현을 배려하고 보살피다 연인으로 발전했다.
당시 마닷이 홍수현에게 보인 관심은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낚시 경험이 전혀 없는 홍수현을 챙겨주며 상남자 이미지를 고스란히 각인시켰다. 홍수현 역시 마닷과 교감하며 프로그램의 분위기 메이커로 신선하게 와닿았다. 결과적으로 마닷은 긍정 이미지에다 스캔들 하나 없는 '월척 홍수현'을 낚으면서 '도시어부'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 마닷, 예능스타에서 한순간에 추락-부모가 앞길 가로막은 '얄궂은 운명'
승승장구하던 래퍼 마닷에게 위기가 닥친 것은 최근 불거진 '부모 사기 잠적설'이다. 사건의 진상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면서 그를 향한 논란은 촉발됐다. 큰아버지마저 방송에서 사기피해자임을 인정하자 대중의 공분은 더 증폭됐다. 경찰이 '마닷 부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마닷은 '도시어부' 통편집에 이어 결국 하차수순을 밟았다.
'마닷의 아버지는 20년 전까지 충북 제천시 송학면에 거주하며 젖소 농장을 운영했다. 축협에서 수억 원을 대출하면서 친형을 포함해 지인들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웠고, 또다른 여러 지인들에게도 돈을 빌린 뒤 돌연 잠적했다. 지인들은 그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소재 불명으로 기소중지 처리됐다. 피해자 중에는 이웃 주민과 죽마고우들이 다수 포함됐다.'
동창생 등 부모의 지인들은 대략 20억원 정도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제기된 의혹은 피해자들의 일방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위여부에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경찰에 접수된 피해사실들이 객관적 근거로 드러났다. 마닷도 '허위사실'이라며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가 뒤늦게 공식 사과하면서 부모의 '원죄'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 '탄탄한 재력' 마닷의 성공담, 대중은 부모 '야반도주'와 상관관계 의심
경찰의 기록(기소중지)이 아니라도 1998년 당시 지역신문에 '제천 낙농가 연쇄도산 사건 시발점'이라는 기사가 보도되고, 이듬해 99년에는 모 지상파의 시사프로그램에 이 사건이 다뤄지기도 했다. 마닷의 부모가 TV에 직접 등장한 일은 더 아이러니하다. 지난해 3월 '도시어부' 뉴질랜드편에 출연해 스태프들에게 식사 대접과 바다낚시 팁을 주기도 했다.
마닷 또한 지난해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출연해 "형(산체스)과 함께 집을 샀다"며 뉴질랜드 주택(19억 원 호가)을 공개한 바 있다. SNS와 노래 가사를 통해 집안의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썬블락'이란 곡의 마닷 가사 부분에는 "엄마는 사장님 제일 핫한 한식 부페 운영하지, 아빠도 사장님 작년에 10억의 매출을 확 넘겼네"라는 구절이 들어있다.
"뉴질랜드에 도착하자마자 2년동안 수제비만 먹었다"는 마닷의 유년시절 사연이 동정을 산 바 있지만, 지금 대중은 탄탄한 재력을 갖춘 그의 성공담이 '부모의 야반도주'와 어떤 상관관계는 없을까 의심하고 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마(魔)가 낀다'고 했다. 귀신(鬼神)이 질투해서 시기한 게 아니라 하필이면 부모가 아들의 앞길을 막은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