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이나영] 이제는 돌아와 '연기' 앞에 선 '천생 배우'

이나영은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6년 만에 복귀했다. 출연료를 안 받고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런 영화가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든나인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편집자 주>

영화 복귀작 '뷰티풀 데이즈' 11월 21일 개봉

[더팩트|박슬기 기자] 6년 만에 돌아 온 배우 이나영은 어떤 모습일까. 이나영을 떠올리면 2015년 5월 원빈과 결혼식에서 보여준 하얀 드레스의 여주인공,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당시 모습이 워낙 강렬한 터라 변화된 모습에 절로 궁금증이 치솟았다. 자연히 인터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빨라졌다. 점심 부서 회식이 있었지만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자리를 떠났다. 무려 6년 만의 컴백이다. 결혼도 결혼이지만 그 오랜 시간 공백을 갖고도 돌아올 수 있는 배경은 뭔지, 아니면 연예계를 떠난 그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하며 지냈는지. 궁금증을 한 보따리 싸들고 부지런히 삼청동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베일에 싸여있던 그에게서 차가운 이미지는 찾기 힘들었다. 비현실적이라고 할까. 서클렌즈를 낀 것 같은 커다란 눈동자와 작은 얼굴로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했다. 여기에 남편까지 원빈이니. 현실적인 게 어디 있단 말인가. 그는 "그냥 별거 없고 평범하게 살아요. 관리랄 것도 없고. 특별한 걸 말해주고 싶어도 없어. 충족을 못 시켜드리는 것 같아서 더 미안하네요"라며 웃었다.

이날 검은색 목티에 슬랙스를 입고 나타난 이나영은 아이엄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세련된 옷차림이었다. 헤어스타일은 갈색머리의 구불구불한 파마머리로 그의 동안 미모를 더 돋보이게 했다.

이나영은 뷰티풀 데이즈에서 한 여성의 10대, 20대, 30대를 모두 연기했다. 3주간의 촬영기간 동안 그는 시나리오를 끊임없이 읽었다고 했다. /페퍼민트앤컴퍼니

사실 기억 속에 오랜시간 남아있는 이나영은 2006년 고등학교 시절에 본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속 모습이다. 선뜻 곁을 내줄 것 같지 않은 차가운 이미지였다. 기자로서도 이번 만남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수다스러워서 마치 동네 옆집 언니와 이야기 하는 느낌이었다. 필자뿐만 아니라 다른 기자들 모두 놀랐을 정도다.

그는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6년 만에 연기 활동에 나섰다. 그런 만큼 이나영의 일거수일투족은 요즘 연예계의 주요 관심사다. "주위의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어보니 "아무래도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며 "큰 부담감은 느끼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응했다.

이나영은 '뷰티풀 데이즈'에서 탈북자 여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동안 그에게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하고 이색적인 캐릭터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나영은 "이 작품이 다루는 모성애가 다른 작품과 관점이 달라서 관심이 갔다"며 "감독님의 색깔이 명확해서 영화를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영화가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뷰티풀 데이즈'를 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좋은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료를 제작비에 보태기 위해서였다.

뭔가에 몰두하는 사람은 확실히 다르다. 이나영 역시 마찬가지로 보였다. 하지만 그가 맡은 역할은 결코 쉽지 않다. 6년 만의 연기인 데다 탈북자, 마약, 술집 사장 등 한 여성의 굴곡진 삶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의 남편인 원빈 역시 "힘들 것 같은데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나영은 tvN 새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한창 촬영 중이다. 그는 앞으로 활동계획에 대해 모르겠다면서도 뭐든 잡아오겠다고 말했다. /이든나인 제공

이나영은 작품 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게 의상과 머리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어떤 청바지를 입고, 어떤 가방을 들고, 어떻게 걸어가는지가 가장 궁금하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을 많이 관찰해야겠다"고 말하자 이나영은 "영화로 공부를 많이 한다"며 "해보고 싶은 장면이나 역할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놓기도 한다"고 했다.

평소 다양한 것들을 배우는 걸 좋아한다는 이나영은 "결국엔 영화감상이 제 취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자에게 "요즘 재밌게 본 작품이 뭐냐"며 "한국에서 리메이크됐으면 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추천해달라"고 묻기도 했다. 그의 질문에 익숙하지 않으면서도 훈훈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나영은 지난 6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 사람의 아내가 됐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하지만 그는 "작품 선택 기준이 달라진다거나 일하는 데 그리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일을 시작하니 웃음이 많아졌다고 하긴 하더라"며 웃었다. 이나영은 무엇을 하든 스스럼없었다. 기자의 노트북으로 포털사이트에 나온 자신의 인터뷰를 보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이런 말도 했었나"라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재밌는 분인데, 왜 대중은 신비주의라고 생각할까요?"라고 물었다. 사실 이나영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다소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이 많다. 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나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나영은 "글쎄요. 왜 그럴까요?"라고 반문하며 "아무래도 작품을 오래 안 해서 그렇겠죠"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는 자주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묻자 그는 "글쎄요. 제가 잡아 올게요. 시나리오든 뭐든"이라고 대답한다.

웃으며 화통하게 답했지만 '직접 잡아 온다'는 그의 표현이 왠지 씁쓸하게 가슴을 울렸다. 더불어 앞서 몇몇 여배우들이 "여배우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의 폭이 좁다"고 한 말도 불현듯 떠올랐다. 여전히 남아있는 편견과 여성 캐릭터에 대한 고정관념이 여배우들의 설 자리를 더 좁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적어도 자의가 아닌 타의(?)로 '신비주의 배우'가 되는 경우가 없어야되지 않을까. 좋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으려면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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