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정 "절망보단 미래의 희망 보고 싶다"
[더팩트|박슬기 기자] 배우 반민정(38)이 배우 조덕제(50·본명 조득제)에 대한 성추행 피해 재판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생업 걱정뿐이다. '성추행 피해자'라는 꼬리표 때문이다.
반민정은 '성추행 사건' 이후 영화계에서 자신을 캐스팅하기 꺼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6일 '남배우A 성폭력 사건 '대법원 유죄 확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사법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를 끌어냈다. 그런데도 저는 제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민정은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조덕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대법원은 지난 9월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조덕제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반민정이 40개월에 걸친 공방 끝에 얻어낸 결과다. 하지만 그의 앞날은 참담했다. 반민정은 "저는 배우지만 솔직히 연기를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눈실울을 붉혔다.
그동안 성추행 관련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자신이 해야할 일을 충분히 했음에도 사회적인 시선과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2의 피해를 입고 있다. 반민정 역시 그렇다.
반민정은 "절망보다는 미래의 희망을 보고 싶다.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 많이 지쳤고 정말 버겁다. 제가 왜 싸우는지, 왜 신상을 공개하며 발언하는지, 부디 영화계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좀 알아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노동권·인권침해와 성폭력 피해를 외면할 경우 영화계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영화계 내부에서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그동안 관습적으로 성추행 피해사례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뿌리를 확실하게 뽑아야 할 때가 왔다"며 "더이상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이 사태를 의식하고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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