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포르노를 아시나요②] '연예인은 공공재'라던 당신과의 대화 txt.

합성사진을 만들어 준다고 홍보하는 SNS 유저들. 일정 액을 제시하면 원하는 대상의 사진을 포르노 사진과 합성해 보내준다. / 트위터 캡처

지난 3월,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사진이 있습니다. '휴대전화에서 유출된 실제 설현'이라는 제목으로요. 문제가 된 사진은 설현의 얼굴에 포르노 배우의 몸을 합성한 '딥페이크'였습니다. 설현은 가해자를 찾아달라며 재빨리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범인의 행적은 여전히 오리무중. 알면서 당하든 모르고 당했든 가해자를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딥페이크' 범죄. 비단 피해자는 연예인 뿐일까요? 그 위험한 세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사진만 보내주면 합성해 드립니다', 얼굴없는 가해자와 나눈 이야기

[더팩트|성지연 기자] 텀블러 외에도 각종 SNS에 '스타' '지인' '합성'을 검색해 보면 수십 수백 개의 블로그가 검색됩니다. 딥페이크 콘텐츠를 만들어 준다고 홍보하는 블로그 천지죠. 한국 연예인을 전문으로 합성해 주는 블로그부터 일정한 보수를 받고 일반인 합성을 의뢰받는 블로그까지 콘셉트도 다양합니다.

궁금했습니다. 정말 돈만 지불하면, 그렇게 쉽게 어떤 사진이든 합성이 가능할까. 일정한 금액을 받고 콘텐츠를 만들어 준다는 블로거에게 딥페이크물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봤습니다.

케이팝 스타를 대상으로 전문적인 딥페이크 콘텐츠를 만드는 블로그도 존재했다. 해당 블로그의 팔로워는 4000명이 넘는다. /텀블러 캡처

# 몸매, 포즈, 저퀄, 고퀄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딥페이크를 제작하는 블로거와 접촉은 의외로 쉬웠습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메신저 아이디를 공개적으로 써놨거든요. 싼 가격에 다양한 포즈로 합성사진을 제작할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연락처를 따로 남기지 않았더라도 블로그 상단에 'DM'(Direct Message)을 이용하면 쉽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콘텐츠를 2년 이상 만들었기 때문에 화려한(?) 손기술을 자랑한다는 한 블로거와 대화를 시도해 봤습니다.

아래는 그와 나눈 대화내용 중 일부입니다.

딥페이크 콘텐츠를 의뢰하자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블로거. /메시지 내용 캡처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합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걸그룹이나 여배우의 경우 더욱 쉽고 저렴하다고요. 일반인 딥페이크물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해 거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연예인은 '공공재'처럼 쓰이기 때문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나름의 이유'도 덧붙였습니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딥페이크 범죄는 힐러리 클린턴의 얼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바꿔치기한 영상과 오브리 플라자, 엠마 왓슨 등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이었습니다. 최근들어 국내에서도 이 인공지능 합성 기술로 만들어낸 유명 연예인의 포르노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퍼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딥페이크 포르노를 제작하고 유포, 일정금액을 받는 블로그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텀블러 캡처

#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X) 일반인도 당할 수 있는 범죄(O)

딥페이크 범죄. '강 건너 불구경'으로 끝나지 말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딥페이크 콘텐츠가 유행하던 초반에는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들 또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블로그에는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일반 여성의 동영상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텀블러 캡처

기자와 대화를 나눈 딥페이크 유포자 또한 일반인 합성물을 먼저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일반인 딥페이크를 제작할 경우, 합성의 대상이 되는 일반인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를 묻자 당연한 듯 답합니다. 딥페이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상대의 구체적인 신상정보가 있어야 창작하는 입장(?)에서도 즐겁지 않겠느냐는 대답. 연예인보다 일반인 딥페이크물이 비싼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화를 하며 실제 딥페이크 포르노를 의뢰하진 않았지만 만약 의뢰했더라면, 실제로 돈을 지불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제 손안에 무엇이 들려있을지 무서운 일입니다.

amysung@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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