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스페셜인터뷰①-홍진영<상>] "올해만 CF 25개, 가성비가 좋나 봐요ㅋ"

쿨하게 트로트 비타민으로 불러주세요 홍진영이 24일 인터뷰에서 가수로서의 인기는 물론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화제와 이슈를 몰고다니는 예능 대세로서의 소감을 밝히고 있다. /남용희 기자

홍진영, 가요계와 예능계 생기 전파하는 '트로트 요정'

[더팩트|강일홍 기자] "'트로트 여신'도, '트로트 요정'도 좋지만, 앞으론 그냥 쿨하게 '트로트 비타민'으로 불러주세요."

'갓데리' 홍진영(33)을 만났다. 말문을 열자마자 첫마디부터 매력이 넘친다. 애교스러움이야 익히 알고 있지만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는 처음 만났는데 뭔가 색다른 느낌이다. 장윤정의 뒤를 이어 가요계에 젊은 트로트 바람을 부흥시킨 주인공답게 주위를 밝게 하는 에너지가 있다. 본인은 그냥 쿨하게 '트로트 비타민'이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실제로 비타민을 섭취한 기분이다.

24일 <더팩트> 상암동 사옥에 '뽕DM' '뽕라드' 등 새로운 트로트 장르를 개척하며 가요계 안팎의 주목을 끄는 홍진영이 떴다. 연예인 출현에 둔감한 편집국 동료들도 한 번씩은 눈길을 돌리며 관심을 표명한다. 최근엔 '히든싱어' '패키지로 세계일주' 등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화제와 이슈를 몰고다니는 예능대세임을 실감케 했다.

홍진영의 상승주가는 지난 4월 여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 2위를 차지하면서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확인된 바 있다. 가요계 비주류 장르에서 활동하면서도 놀랄 만한 정도의 영향력을 보이는 비결은 무엇일까.

뛰어난 가창력에 출중한 작곡 능력까지, 다양한 시청층을 동시흡인할 다방면의 엔터테이너로서의 기질 덕분이다. '트로트 요정'에서 '트로트여신'으로 거듭난 뒤 다시 '트로트 비타민'으로 대세 인기를 끌어안은 홍진영을 직접 만나 인기 비결과 매력을 해부해 보기로 했다. 스페셜 인터뷰의 1호 주자다.

애교의 대명사 가수 홍진영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요즘 연예계 인기를 혼자 다 누리는 것같다.

과분한 사랑과 칭찬에 늘 감사드려요. 제가 무슨 복을 타고 났나봐요. 아마도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요. (홍진영은 최근 쏟아지는 대중적 관심과 인기를 언급하자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파안대소했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홍진영 씨와 1년 가까이 예능토크 '풍문쇼'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쌓았는데 이렇게 만나니 새롭다.

그러게요, 벌써 2년 전이에요. 이렇게 뵈니 너무 반갑네요. 패널로 나오실 때 이미지와 신문사 편집국 기자로 비치는 포스가 완전 달라보여요. 사실 그 프로그램 MC로 활동하면서 연예계 생리를 기자님들한테 많이 배웠죠. 아마도 그때부터 제 인기가 다시 치솟은게 아닐까요.

홍진영은 '풍문쇼' MC시절, 녹화장 분위기 메이커로 정평이 났었다. 워낙 바쁜 스케줄이다 보니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한 두 차례 녹화 날을 바꾼 적은 있지만 한번도 늦거나 피해를 주지 않았다. 심야에 녹화가 끝나 다음날 새벽 지방 스케줄이 있음에도 늦은 회식에 얼굴만은 반드시 비추는 성의를 보였다.

-다들 홍진영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 솔직함 아닐까요, 하하하.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저는 가리고 감추는 성격이 아니에요. 무대 위에서는 물론이고, 일정 콘셉트가 있는 예능에서도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를 진솔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해요. (홍진영은 즉답이 곤란한 질문에는 큰소리로 웃는 습관이 있다. 인터뷰 내내 특히 칭찬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대중 스타가수로 활동하는데도 나름의 기준은 있을 것 같다.

긍정적 마인드,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원칙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이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잖아요. 기왕에 부딪치고 맞닥뜨릴 거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죠.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 2위까지 올라갔는데 CF를 몇개나 찍었나.

이거 말해도 되나요? 올해만 25개를 찍은거 같아요. 단발성 CF도 많지만 1년짜리도 꽤 있어요. 개런티요? 생각보단 몸값이 비싸진 않아요. 광고주 입장에선 가성비가 좋아서 제가 좀 먹히는게 아닐까요? 하하하.

홍진영은 3~4년 전에도 연간 5~6개의 CF를 꾸준히 찍었다. 그러다 차츰 활약이 두드러지고 광고계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해부터 인기가 급상승했다. 방송인 김생민이 '미투논란' 직전 20개의 CF를 찍어 반짝 화제를 모은 바 있지만, 홍진영은 그야말로 CF 블루칩으로 불릴만하다.

홍진영의 몸값은 특 A급. 홍진영은 워낙 스케줄이 많아 TV 고정프로그램 출연은 엄두를 못낸다고 말했다. 홍진영이 한 골프 시상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있다. /임세준 기자

-가수들 중 행사가 많은 편인데 방송과 겹치면 어떻게 하나.

스케줄이 좀 많은 편이다. 방송도 중요하지만 행사를 포기하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요즘 아예 고정 프로그램은 하지 못한다. 올해 방송출연 대부분은 단발성이고 게스트로만 하고 있다.

-이렇게 잘 나가다 보니 행사 페이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

돈 얘기는 제 권한 밖이에요. 자칫 역풍도 불 수 있고요. 페이가 딱 정해진 건 아니고, 그냥 가요계 특 A급 정도라는 것만 밝힐게요. (가수에게 행사 페이는 매우 중요하다. CF 섭외가 인기 바로미터이듯 가수들은 대중적 선호도에 따라 저마다 개런티 등급이 다르다. 홍진영의 특 A급 행사페이는 강호동 유재석 등 최고 인기 예능 MC 방송출연료와 맞먹는다)

-'트로트 요정'이라는 호칭이 마음에 드는지.

팬들이 붙여준 영광스런 별칭이니 좋다 나쁘다 할 순 없죠. 근데 저는 '트로트 여신'이나 '트로트 요정' 보다는 '트로트 비타민'이 더 좋아요. 그렇게 불러주시면 더 감사하고 행복하죠. 비타민처럼 생기를 듬뿍 뿌려드리고 싶거든요.

-원래는 아이돌, 걸그룹으로 데뷔한 걸로 아는데.

그랬죠. 사실 스무살 때 처음 서울 올라와 1년간 연극을 했어요. 가수가 되고 싶어 두번 걸그룹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세번째 스완으로 데뷔한 건데 회사 사정으로 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두달만에 쫑 났죠. 그래서 이제는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아이돌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홍진영은 당시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잠깐 슬픈 표정을 지었다가, 그런 아픈 경험이 오늘을 있게 했다는 듯 금세 환한 미소를 띠었다)

올해만 CF 25개를 찍었어요. 올 상반기 여자 광고모델 브랜드파워 2위에 뛰어오른 홍진영은 가성비가 좋아 광고주들이 많이 찾는 것이라며 애교익살을 부렸다. /뮤직K 제공

-트로트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걸그룹에 대한 미련이 남아 트로트 전향은 정말 내키지 않았어요. 사실 어린 나이(20대 중반)에 트로트 가수로 곡을 내고 활동한다고 해서 속이 많이 상했죠. 걸그룹으로 안되니 트로트 쪽으로 옮긴다는 시선도 싫었고요. 확실히 당시 분위기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요. 솔직히 트로트가 점점 젊어진다는 긍정적인 생각은 한참 뒤에나 할 수 있었으니까요.

-트로트 영역을 전국민적 인기장르로 확산하는데 일조했다고 보나.

트로트계엔 쟁쟁한 선배님들이 많으시잖아요. 그분들이 터를 닦아놓은 기반 위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사실은 수혜를 받고 있는 셈이죠.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만 해도 이런 대중적 인기를 상상도 못했던 일이고요. 저도 이젠 보답을 해야죠. 발랄 상큼한 분위기로 젊은 세대까지 폭넓게 사랑받는 장르를 확산하는데 제 역할을 해야죠.

홍진영은 '사랑의 배터리' 이후 꾸준히 음반을 냈고 최근 신곡 '잘가라'로 또 한번 새로운 트로트 영역을 개척했다. '잘가라'는 가요계의 히트메이커 조영수·김이나 콤비가 의기투합한 곡으로 한 번만 들어도 귀를 사로잡는 중독성이 특징인 레트로 트로트 곡이다.

-같은 트로트라도 홍진영 스타일이 있다고 보나.

사실 신인 때부터 나만의 독자적인 색깔을 내고 싶었어요. 기존 트로트 장르에 신나고 빠른 전자음을 장착한 '뽕DM'(트로트와 EDM을 합성한 신조어)은 저한테 어울리는 스타일이죠. 김연자 선배님이 부른 '아모르 파티'도 그렇고요. 구성진 트로트 가락에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을 더해 흥을 돋우는 음악으로 각광을 받았잖아요. (인터뷰<하>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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