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KBS 시사 라인 개편, 공영미디어 정상화 신호탄 쏘다

엄경철 KBS 취재주간과 정세진 아나운서, 김원장 기자(왼쪽부터)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시사프로그램 론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여의도=임세준 기자

양승동 KBS 사장 "저널리즘으로서 신뢰 회복하겠다"

[더팩트ㅣ여의도=박대웅 기자] '다시 국민의 품으로!'

공영방송 KBS가 '저널리즘'에 방점을 찍고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화려함 보다는 철저한 자기반성으로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는 공영 미디어 구실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1년 차 베테랑 정세진 KBS 아나운서의 말을 빌리자면 '전혀 KBS답지 않은' 행보다.

KBS는 14일 오후 2시30분 서울 여의도동 KBS 본관 시청자광장(민주광장)에서 KBS 시사프로그램 론칭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달라진 KBS를 대표할 새로운 시사프로그램이 베일을 벗는 순간이다. 이날 KBS가 야심차게 내놓은 시사 프로그램은 모두 세 편이다. 현재 KBS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취재주간을 맡고 있는 엄경철 기자가 진행하는 '엄경철의 심야토크'와 'KBS 뉴스9'을 9년 동안 진행했던 정세진 아나운서의 '저널리즘토크쇼 J' 그리고 KBS 1TV '4시 뉴스집중'과 KBS 1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김원장 기자의 '사사건건'이 중심에 있다.

엄경철 KBS 취재주간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시사프로그램 론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부를 전하고 있다. /여의도=임세준 기자

4월 취임한 KBS 새 경영진은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로운 저널리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공개한 시사 프로그램은 이런 맥락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런 만큼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양승동 KBS 사장을 비롯해 이재강 TV프로덕션2 담당과 강희중 TV프로덕션3 담당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승동 사장은 인사말에서 "KBS가 저널리즘으로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일환으로 사시 프로그램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시청료를 받는 공영미디어로서 신뢰 회복을 위해 시사 프로그램에 많은 공을 들였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출연자들 역시 KBS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냉철한 자기반성이 신뢰 회복을 염원하는 KBS의 진정성을 느끼게 했다.

김원장 기자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시사프로그램 론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라이브 시사 토크쇼 진행을 맡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여의도=임세준 기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4시 생방송으로 살아 있는 시사 이슈를 전달하는 '사사건건'의 진행자석을 꿰 찬 김원장 기자는 "저희의 콘셉트는 하드보일 정치 토크쇼"라면서 "그동안 공영방송에서 하는 시사 토크는 명맥만 유지했고, 종편보다 재미 없었다. 중립이라는 이유로 에둘러 핵심을 피했다. 아주 센 질문, 진실을 향한 거친 질문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30년 만에 프로그램 진행자의 이름을 타이틀로 내 건 '심야토론'의 진행을 맡은 엄경철 기자는 "원래 있어야 할 프로그램이 다시 돌아온 것"이라며 "KBS는 그동안 홍역을 겪었다. 좀 더 새롭고 도전적인 방향으로 신뢰를 복원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세진 아나운서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시사프로그램 론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새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여의도=임세준 기자

KBS를 포함해 타 방송사의 잘못된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진행을 맡은 정세진 아나운서 역시 "워낙 KBS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 분이 많아 이런 홍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른 언론사를 공격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어제(13일) 첫 녹화를 했고,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날카로운 평가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 신뢰 회복으로 공영미디어 정상화의 신호탄을 쏜 KBS와 그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엄경철 기자, 정세진 아나운서, 김원장 기자의 시사 프로그램 라인이 실추된 KBS의 명예를 살리고 달라진 KBS에 대한 기대를 충족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KBS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토크로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고발할 '저널리즘 토크쇼K'는 17일 일요일 오후 10시30분 처음으로 전파를 탄다. 이어 30년 역사의 KBS 간판 토론 프로그램의 귀환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30분 황금시간대에 시청자들과 만날 '엄경철의 심야토론'은 16일 오후 10시30분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끝으로 여의도 정치의 은밀한 내막과 각종 시사 이슈 그리고 범람하는 가짜 뉴스 속에서 팩트만을 골라 날카로운 분석과 명쾌한 해석으로 진실을 향한 거친 질문을 던질 '사사건건'은 18일 월요일 오후 4시부터 김원장 기자의 진행으로 시청자들을 찾아 간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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