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리 "다시 일하고 싶다…묻어두면 원망만 쌓일 것 같아서"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배우 이매리가 한동안 연기 활동을 쉰 이유를 털어놓고 드라마 '신기생뎐' 제작진의 이른바 '갑질'을 주장했다.
이매리는 4일 방송된 종합 편성 채널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해 지난 2011년 SBS 드라마 '신기생뎐' 촬영 가운데 부상을 당한 후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제작진은 보상도 없이 사실을 은폐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매리는 "'신기생뎐'에 촬영 10개월 전 섭외됐지만 두 달 후 타이틀 촬영을 위해 '오고무'를 사비로 배워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배웠다"면서 "그런데 촬영은 계속 미뤄졌고, 모두 8개월 동안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너무 열심히 연습해서 무릎에 물이 찼다. 물이 차면 쉬어야 하는데 보호대를 하고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다리가 안 나았다"며 "'오고무' 개인 레슨비는 모두 600만 원 정도 됐다. 병원 치료비로 수천만 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매리는 건강 상태가 악화된 후 드라마 제작진이 보인 태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그렇게 열심히 할 줄 몰랐다. 보험이 안 돼 있다. 발설하지 말아 달라. 출연료만 주면 안 되겠냐'고 했다"고 토로했다. 또 "'내가 열심히 한 게 무슨 소용이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말하지 말라고 하니 모든 불이익은 제가 안고 가야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이매리는 치료를 위한 약 때문에 얼굴이 붓자 방송사 측에서 이매리의 드라마 출연을 고사하려고 한 당시 상황을 되짚었다. 그는 "임성한 작가님이 (이매리와) 같이 가야 한다고 방송사 측을 설득했다. 감독님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무조건 예쁘게 나와야 하니 빨리 나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뜨는 것보다 무사히 드라마를 끝내는 것이 목표였다"고 울먹였다.
또한 이매리는 그로부터 2년 후 방송 고위 관계자와 만나는 자리에 참석해 연기 활동에 복귀하지 못하고 악순환되는 자신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자신들을 도와주면 그때 도와주겠다'는 말이었다. 그는 같은 자리에 있던 관계자가 "한번 갑-을 관계면 영원한 갑-을 관계"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또 "은폐하려고 하고, 자신들부터 도우라고 하고, 모든 것을 저에게 떠넘기려고 하고, 조건 다는 게 싫었다"고 당시 생각을 피력했다.
이매리는 다시 연기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일이 있으면 당연히 할 것"이라며 "다 껄끄럽다. 일하고 싶다. 다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묻어두면 원망만 쌓이지 않을까 싶어서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MBC 3기 공채 전문 MC로 데뷔한 이매리는 이후 배우로 전향해 '내조의 여왕' '신기생뎐' 등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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